“브레즈네프는 멍청이, 천치다.” 한 남자가 한 낮 붉은 광장 한 가운데에서 이렇게 외쳤다. 바로 체포됐다. 국가원수모독죄로. 심문과 수사가 이어졌다. 그리고는 그 혐의가 바뀌었다. 국가기밀누설죄로. 공산치하 소련시절의 조크다.
일반적으로는 1983년 생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정보기관은 1984년 생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의 소년독재자 김정은을 말하는 거다. 그 김정은의 나이는 북한에서 국가기밀이다.
그런데 그 국가기밀이 누설될 뻔 했다. 왕년의 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장본인이었다. 김정은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 중이던 로드먼은 지난해 1월8일, 그러니까 김정은의 31세 생일을 맞아 쉰 목소리로 ‘Happy Birthday to leader, Kim Jong Un’을 열창했다.
그 광경이 TV를 통해 중계됐다. 그리고 퍼진 게 수령에 대한 불경스런 농담이었다.
김정은의 생일은 나이와 마찬가지로 북한에서는 국가기밀이다. 그 국가기밀이 누설된 것이다. 로드먼은 국가기밀 누설죄로 체포되지 않았다. 수령과 ‘절친’관계였기 때문이었는지. 어쨌든 다행스런 일이었다.
수령의 생일, 나이는 북한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김일성의 생일인 4월15일은 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이다. 또 김일성이 태어난 해는 ‘주체원년’으로 인류의 진정한 역사는 그 해부터 시작됐다는 해괴한 주장을 펴고 있다.
2월16일 김정일의 생일도 꽤나 성대히 지켜진다. 그 북한당국이 왜 김정은의 나이를, 또 생일을 국가기밀인 양 쉬쉬하고 있나.
김정일이 후계자로 공식 지명됐을 때 나이는 42세였다. 김일성과 한 세대, 30년이 차이 나는 그 나이와 또 6이라는 숫자(북한당국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의 3제곱인 216을 놓고 북한당국은 온갖 상징을 부여하면서 체제선전을 했었다.
그런데 김정은은 30도 안 된 나이에 후계자로 지목되고 곧 수령으로 추대됐다. 그 3대 권력 세습이 북한의 인민이 보기에 아무래도 무리라는 판단이 앞서 김정은의 생일과 나이를 쉬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다수 관측통들의 진단이다.
2015년 1월8일, 그러니까 김정은의 32세 생일도 조용히 지나갔다. 아무 공식행사가 없었다. 단지 중국정부만이 생일축하 전문을 보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도 왜 그렇게 조용했을까. ‘하기야…’란 생각이 스친다. 사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끔찍하기만 하다. 그 일성은 ‘가증한 것, 그 자체인 그런 정권은 아예 없애라’는 주장이다.
미국뿐이 아니다. 중국에서도 같은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그것도 중국 군부의 실세로부터.
더 끔찍한 것은 김정은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가 세계 곳곳에서 다운로드 되고 있고, 대대적인 북한유입도 시간문제라는 사실이다.
이래저래 김정은은 중증의 ‘Birthday Blues’ 젖어있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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