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드류 박 / 아주사 퍼시픽대 피아노 교수
정초를 친구 가족들과 함께 레이크 에로헤드 호숫가에서 가족 휴가를 하며 보냈다. 그들과 함께 오순도순 새해의 꿈과 희망에 대해 얘기했다. 새롭다는 건 큰 변화로 두렵기도 하지만 설렘이기도 하다.
학창시절, 새 학년이 될 때마다 새로운 담임선생님과 새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밤잠을 설치곤 했다. 새 차를 사던 날도 그랬다. 설레는 마음에 반짝이는 차를 닦고 또 닦기를 몇 번, 차 앞에서 다짐을 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트렁크 정리도 잘하겠다고, 그리고 긁히는 일 없이 조심조심 운전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적도 있었다.
또 새 직장을 얻어 새로운 동료들과 상사를 만나며 두려움과 설렘이 교차됨은 누구나 한번쯤 느껴본 감정일 것이다. 새것을 얻는다는 것은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사건이며, 우리 인생을 살맛나게 만드는 기쁨이기도 하다.
2014년 한해에도 정말 많은 ‘새 사람’들을 만났다. 새 교인, 새 친구, 새 학생들.... 교회에서는 지휘자로서 새 성가대원들을 만나고, 학교나 개인 스튜디오에서는 선생으로 학생들을 만났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깨닫게 되는 건 이런 새사람, 새 물건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소중한 인연을 가꾸고 다듬는 것이 훨씬 더 값지다는 것이다.
2015년에도 음악을 통해서 이런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희망’을 전하고 싶다. 그러면서 새로운 만남을 맞이하고 싶다. 감사하게도 새해를 맞으면서 벌써 많은 ‘희망 연주’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한인여성 최초로 캘리포니아 주 검사로 당선된 앤 박 검사를 축하하기 위한 연주도 하게 되었고, 장애를 딛고 일어선 ‘휠체어 바이올리니스트’ 차인홍 교수와의 듀엣 연주도 잡혔다. 이들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의 결과를 얻은 사람들이기에, 힘든 이민의 삶을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귀한 연주가 될 것이다.
더욱이 오는 17일, 내가 기획하고 있는 제2회 ‘희망나눔 콘서트’는 진정한 ‘꿈’ ‘희망’ 그리고 ‘도전’의 대향연이 될 것이다. 콘서트의 주인공은 바로 시각 장애인 피아니스트 노유진이다.
내가 특별히 아끼는 제자인 유진이는 선천성 시각 장애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에 대한 열정과 피아노에 대한 집념으로 그는 세계적 음대 중 하나인 뉴잉글런드 콘서바토리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졸업했고, 현재 전문 연주자 과정을 이수하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인 변화경 교수와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훌륭한 피아니스트로 성장한 제자를 위해서 나는 서부 데뷔 무대를 마련하기로 했다. 독주회는 내가 재직 중인 아주사 퍼시픽 대학(Munson Hall)에서 열리는데, 학교 학생들과 교수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유진이의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만감이 교차된다. 레슨 도중 솟아나는 눈물을 겨우 참으며 그녀를 가르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2015년 새해를 맞은 우리에게 그녀는 희망을 선물할 것이다. 아름다운 도전의 참된 의미를 음악을 통해 나눌 것이다. 그녀의 선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나에게 무한한 행복감을 선물한 그가 그곳에 참석할 모든 이들에게 똑같은 행복감과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의 꿈과 희망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2015년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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