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인 1984년 봄 하와이에서는 거대한 화산 폭발이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활화산인 마우나 로아가 시뻘건 용암을 내뿜으며 무시무시한 기세로 폭발해 전 세계를 긴장시켰다. 마우나 로아가 위치한 빅 아일랜드의 분위기는 공포 그 자체였다.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이 흘러 흘러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역 가까이로 다가들기 때문이었다.
3일 동안 15마일을 흘러 내려온 용암은 다행히도 주거지역에 도달하기 전에 멈췄다. 3월25일 대폭발이후 마우나 로아가 폭발을 멈추고 잠잠해진 것은 4월15일에 이르러서였다.
하와이는 화산섬들로 이루어졌다. 캘리포니아에서 지진이 낯설지 않은 것처럼 하와이에서는 화산폭발이 낯설지 않다. 그 중에서도 화산활동이 활발한 것은 ‘긴 산’이라는 의미의 마우나 로아. 통계적으로 지난 3000년 동안 평균 6년마다 한번 꼴로 폭발했다. 지난 30년 조용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언젠가는 다시 폭발할 것으로 하와이 화산관측소는 보고 있다.
모든 먹구름 뒤에는 빛나는 햇살이 있듯이 화산 폭발 역시 빛나는 이면을 가지고 있다. 화산 폭발이 행운으로 작용한 경우이다. 바로 마우나 로아 마카대미아 회사 케이스이다.
30년 전에는 미국에서도 마카대미아가 별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화산 폭발이 연일 헤드라인 뉴스로 보도되면서 ‘마우나 로아’는 하루아침에 유명한 이름이 되었다. 덩달아 유명해진 것은 마우나 로아 마카대미아 사. 오랜 세월 하와이 지역중심으로 사업을 해오던 마우나 로아가 화산 폭발하듯 사업이 번창하는 계기가 되었다.
1984년 이후 하와이를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고 관광 중 시식한 마우나 로아의 마카대미아 맛에 반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들이 미 대륙의 집으로 돌아가 동네 상점에서 찾기 시작하면서 마카대미아는 미국인들에게 친숙한 견과류로 자리 잡았다. 미국에서 마카대미아의 대명사처럼 굳어진 마우나 로아는 지난 2004년 세계적 기업인 허시스가 매입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대한항공은 초상집이 되었다. 암울한 먹구름이 무겁게 내리 누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먹구름’ 뒤에도 빛나는 햇살은 있기 마련이어서 누군가에게는 행운으로 작용한다. 우선, 경쟁사인 아시아나가 얻는 반사이득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승자는 뭐니 뭐니 해도 마카대미아. ‘조현아’를 향한 국민들의 분노와 비난이 용암 분출하듯 폭발하면서 덩달아 폭발한 것이 마카대미아 수요이다. 한국에서는 낯선 마카대미아가 이번 기회에 제대로 국민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접시에 담아내지 않으면 쫓겨난다는 그 ‘땅콩’이 도대체 어떤 건가?” “일등석에만 준다는 그 ‘땅콩’ 어디 한번 먹어보자!”며 너도 나도 사들여서 물건이 없어 못 팔 지경이라고 한다. 대한항공이 제공하는 마카대미아 브랜드인 ‘마우아 로아’ 역시 확실하게 이름을 알렸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미소 짓는 나라가 있으니 바로 호주. 마카대미아 원산지인 호주는 앞으로 한국이 아시아 최대의 마카대미아 시장이 될 것이라며 본격적 마케팅에 나섰다. 일등석의 ‘땅콩’ 파장이 어디까지 퍼져 나갈 지, ‘나비효과’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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