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우쭐댔었다. 러시아가, 베네수엘라가. 요즘은 형편이 말이 아니다. 국가부도 직전 상황에 까지 몰리고 있다. 100달러가 넘던 석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으로 떨어지면서.
석유가가 하락하면 감산을 한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전래의 대응방안이다. 사우디는 그런데 반대로 가고 있다. 왜. 이란을 겨냥한 것이 아닐까.
파이낸셜타임스의 지적이다.
다른 말이 아니다.
한때 무소불위의 힘을 자랑했었다. 그 OPEC가 사실상 붕괴상황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사우디는 회교 수니파 종주국이다. 이란은 시아파 종주국. 그러니까 사우디가 석유를 무기로 라이벌인 이란 견제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불과 수 년 전 만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그런 변화가 에너지시장에 몰아치면서 새로운 지정학적 위기를 고조 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국제 석유 정치학’이 또 한 차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 주역은 사우디도, 이란도, 이라크도 아니다. 이스라엘이다.
모세는 이집트를 탈출해 하필이면 기름 한 방울 안 나오는 땅으로 이끌고 왔나. 이스라엘의 조크다. 이스라엘은 또 종종 이런 식으로 비유됐다.
“얼굴도 못 생겼다. 집안도 가난하다. 그런 처녀가 사교무대에 번번이 참석한다. 그 처녀에게 아무도 구애의 손을 내밀지 않는다.”
유럽에서 이스라엘은 인기가 말이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석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 이스라엘이 어느 날부터 새로운 소문에 휩싸였다.
‘못 생긴 가난한 집안의 딸로 알았던 그 처녀가 사실은 억만장자의 딸이다’라는.
건국과 함께 유정개발에 엄청난 노력을 벌였다. 1986년까지 410여개의 유정을 시추했다. 그러나 모두 허사였다. 그 해에 이스라엘 정부는 30여년에 걸친 그 작업을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그러다가 기적이 발생했다.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친 곳으로 알려진 예루살렘 서남쪽엘라 밸리에서 매장량 400~600억 배럴로 추정되는 유전을 발견했다.
그뿐이 아니다. 이스라엘 해안선을 따라 바다 밑에서 거대한 유전 층을 발견했다. 추정 매장량은 2500억 배럴 정도. 사우디의 매장량에 버금간다. 동시에 개발된 게 3조5천억큐빗 피트에 이르는 거대한 천연가스전(田)이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 셰일 혁명이 불러온 기적인가. 아니면 예언의 성취인가. “…바다의 풍부한 것과 모래에 감추어진 보배를 흡수하리로다” (신명기 33장19)라고 성경에 쓰여진 것처럼 말이다.
해석은 각자 자유다. 그렇지만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스라엘을 향한 유럽 각국의 구애가 뜨거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집트, 요르단 같은 중동국가들도 구애행렬의 뒤를 이었다. ‘에너지 수퍼 파워’가 될 이스라엘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다.
이스라엘이 사우디에 버금가는 산유국으로 우뚝 선다. 그 때 중동지역에는 어떤 변화의 바람이 몰아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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