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젊음을 숭상하는 나라다. 패션모델부터 스포츠 스타, 할리웃 배우 등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이들은 대부분 싱싱한 젊음을 자랑하는 사람들이고 미국인들은 조금이라도 젊어 보이기 위해 보톡스에 성형 수술에 열을 올리며, 온갖 화장품을 바르고, 건강 보조 식품을 사먹느라 정신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젊음과 행복을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최근 나온 여러 조사들은 실제로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은 이런 통념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0대 젊은이들이 대체로 행복을 느끼는 것은 맞다. 무엇보다 건강에 신경 쓸 필요가 없고 돌봐야 할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며 인생을 막 출발하며 온갖 꿈에 부풀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이런 행복은 30대에 접어들면서 하락하기 시작한다.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고 가장으로 생계를 책임지다 보면 해야 할 일과 경제적 부담은 늘어나며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시간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의 경우 40대 후반에서 50대 초가 인생에서 가장 불행한 시기다. 인생은 후반기로 접어드는데 해놓은 것은 없고 앞으로도 크게 나아질 전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중년의 위기’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50대 후반을 지나 60대에 접어들면 행복은 다시 증가하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다 자라 이를 부양해야 할 부담은 사라지고 자신이 인생에서 이룰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지면서 환상을 버리고 현실을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심리학자들은 ‘행복의 U 패턴’이라고 부른다.
이런 현상은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것이다. 다트머스 대학의 데이빗 블랜치플라워와 워익대의 앤드루 오스월드 등이 세계 72개국 나라 국민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모든 나라가 정도의 차는 있지만 비슷한 성향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같이 62세가 가장 불행하다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스위스 같이 35세가 제일 불행하다는 곳도 있었지만 가장 불행한 나이의 세계 평균은 46세였다.
당신 나이가 46세 인근이고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이는 지극히 정상이다. 대다수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아더 스톤 등이 34만 미국 가정을 상대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도 다트머스대 조사와 유사했다.
이들 조사 결과는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외부 조건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이란 것을 확인시켜 준다. 50대 초는 대부분의 경우 일생에서 수입이 가장 많고 건강도 좋을 때지만 각종 스트레스와 욕망으로 마음이 어지럽기 쉽다. 반면 노년기는 많은 것을 체념하고 자기가 지금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하며 감사하는 쪽으로 마음을 잡게 된다. “일체 유심조”,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어낸다”는 불교의 가르침은 역시 변함없는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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