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스 배가 석방됐다. 2년 만에 가족의 품에 돌아온 것이다. 그 뿐이 아니다. 또 다른 미국인 매튜 토드 밀러도 석방됐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도 풀려났다.
미국인을 억류했다가 풀어 준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간 애먹인 게 아니다. 김정일 때는 그래서 카터나, 클린턴 등 전 미국 대통령들이 미국인 억류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일종의 ‘사죄 특사’ 형식으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인다. 불과 3주 사이 3명의 억류 미국인을 모두 전격적으로 석방했다는 것부터가. 그리고 전 대통령이 아닌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장(DNI)이 특사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한 것도 그렇다.
그렇게 스마트한 행태를 보이다니. 북한이 변한 것인가. “그게 아니다. 3명의 미국인이 석방되기까지 막후에서 뭔가가 있었을 것이다.” 많은 관측통들이 보이고 있는 시선이다.
중국과의 관계가 불안하다. 특히 지난해 말 장성택 숙청, 처형 후 두 사회주의 동맹국 간의 관계에는 냉기마저 감돌고 있다. 이런 정황에서 김정은은 고립탈피를 위해 매력공세를 펴왔다. 그 일환이 아닐까 하는 것이 일부의 관측이다.
그러면서 클래퍼가 김정은에게 전한 오바마 친서에 그들은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정책을 잠시 유보하고 뭔가 북한 측에 양보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이 반인륜 범죄자로 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되는 상황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다. 잇단 미국인 석방은 그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으로 보인다.”
‘정치범수용소’ 같은 것은 없다고 잡아뗐었다. 그러던 북한이 강제노동 수용소 존재 사실을 최근 들어 처음 시인했다. 무엇을 말하나. 인권참상과 관련, 전 방위적으로 조여 오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소식이 가기 시작한 신호라는 해석이다.
그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는 것이 또 다른 시각이다.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원해 온 것은 꽤 오래 됐다. 왜 그런데 바로 오늘의 시점에서 억류 미국인 전격석방이란 그런 드문 ‘은혜’를 베풀었을까. 외부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이 바뀐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고든 챙의 주장이다.
‘김정은 권좌에 이상 없다’-. 40여일 간 증발했다가 다시 나타났다. 이후 대부분 관측통들이 내리고 있는 진단이다. 그 김정은 건재설에 이의를 제기한다. 한 마디로 그가 아닌 누군가가 해외문제를 통괄, 새로운 진로를 모색한 결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상하게 잦은 것이 북한 고위층들의 부음(訃音)기사다. 그런 가운데 올해 들어 최소 50여명의 고위층이 처형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북한 권력의 중심부가 여전히 요동치고 있다는 것으로, 주요 결정은 집단지도 그룹에 의해 내려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진다는 것이다.
어느 관측이 가장 진상에 접근해 있을까. 워싱턴의 다음 행보에서 답은 찾아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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