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정규시즌이 시작됐다. 올해 NBA의 가장 뜨거웠던 뉴스는 수퍼스타 르브론 제임스의 귀향이었다.
마이애미 히트에서 챔피언십 반지를 두 개나 낀 제임스는 선수생활을 고향에서 마치고 싶다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로 돌아갔다. 우승할만한 팀을 찾아 가겠다며 고향팀을 버렸던 과거에 대한 사죄 의미도 있는 결정이었다.
스포츠계 전체를 통틀어 가장 가치가 높은 스타로 꼽히는 르브론에게는 당연히 맥시멈 연봉이 주어졌다. 하지만 기간은 2년에 불과해 많은 팬들이 의아해했다. 그러나 단기계약은 르브론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었다. NBA와 TV 방송사들 간에 새로운 중계 계약이 체결되면 그의 연봉을 확 올려주겠다는 구단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의중은 최근 NBA와TV 방송사들이 천문학적 액수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현실화됐다. 스포츠 전문 채널인 ESPN과 타임워너 소유인 TNT는 2016년부터 2025년까지 9년간 무려 240억달러를 중계료로 지불키로 하는 계약을 NBA와 맺었다. 이 액수는 지난 2007년 맺었던 8년 74억4,000만달러의 거의 3배에 달한다. NBA는 중계 협상에서 슬램덩크를 꽂았다.
그런데 입이 벌어질만한 NBA 계약도 프로풋볼 계약과 비교하면 초라해 보인다. NFL이 올해부터 매년TV 중계료로 챙기는 돈은 무려 49억5,000만달러이다. NBA처럼 9년으로 계산하면 350억달러에 육박한다.
아무리 스포츠 인기가 높은 미국이라지만 어떻게 TV 방송사들이 이처럼 엄청난 중계료를 감당할 수 있는지 궁금할 정도다.
스포츠 중계료가 하루가 다르게 천정부지로 치솟는 데는 이유가 있다. 스포츠가 가장 확실한 시청률 보증수표이기 때문이다. TV 시장이 날로 파편화되고 수백 개의 채널들이 난립하면서 한 명이라도 더 시청자를 붙잡는 것은 TV 방송사들에게 명운이 걸린 과제가 되고 있다. 그러니 시청률이 확실하게 보장되는 스포츠중계에 목을 매지 않을 수없다. ‘선데이 나잇 풋볼’을 중계하는 NBC의 경우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일요일 밤 시청률 경쟁에서 선두를 굳혔다.
NFL의 인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몇 년 전에는 가을시즌 최고시청률 프로그램 25개 가운데 풋볼 중계가 23개를 차지할 정도였다. 스포츠는 광고업계가 가장 중시하는 18~49세 연령층이 주 시청자를 이루고 있어 풋볼뿐 아니라 다른 종목들의 중계료도 계속 올라갈 것이 확실하다.
중계료가 치솟으면 구단 수입이 늘고 선수들의 연봉도 계속 올라가게 돼 있다. 이번에 대박 계약을 터뜨린 NBA가 맥시멈 연봉을 대폭 올릴 것은 자명하다. 그렇게 된다면 수퍼리치가 되겠다던 르브론 제임스의 바람은 한층 더 빨리 실현될 것이다.
문제는 구단과 선수들을 부자로 만들어 주는 돈이 보통사람들 주머니에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포츠 중계가 점점 케이블로 옮겨가면서 천문학적 액수의 중계료는 상당 부분 시청자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 올 시즌 다저스 중계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갈등이 그것을 말해준다. ‘빈익빈 부익부’는 스포츠 중계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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