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소호 베벌리힐스’에 비판 잇달아
▶ 소규모 업체 미 시장개척 취지 퇴색
한국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유명 브랜드를 매장 전면에 배치해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K.소호 베벌리힐스 내부.
한국 중소기업 제품들의 미국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11월 베벌리힐스 중심가에 오픈한 중소기업 제품 전용매장 ‘K.소호 베벌리힐스’(이하 K.소호)가 유명브랜드 제품에만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시장개척이라는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나 인기상품 판매에만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지명도가 떨어지는 상품들은 매장 뒤편에 배치되고, 공간마저 작아 미국 시장 진출의 기회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셈이다.
실제로 본보가 확인한 결과 유명 상표인 웨더비(셀폰케이스), 제이에스티나(주얼리·핸드백)가 매장 맨 앞에 진열돼 있고, 이어 로만손(시계), 당크(셔츠·넥타이), 육심원(가방·액세서리), 호미가(핸드백), 토니모리(화장품), 셀리시스(스킨케어) 등 배치돼 있었다. 이 중 호미가 브랜드 악어가죽 핸드백은 가장 비싼 제품 가격이 8,000달러로 유리상자에 전시돼 있다.
대신 인지도가 떨어지는 제품들은 뒤쪽에 자리 잡고 있어 주류 소비자들의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이같은 문제는 한국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이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가 오픈한 K.소호가 본래 사업 취지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은 중소기업 제품들은 매장 내 뒤편에 전시하는 등 형평성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의원은 “K.소호 매장에서 유명브랜드가 차지하는 면적은 전체의 60%에 달하며 지난 9월까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이들 브랜드로부터 발생했다”며 “매장 전면에 유명 브랜드 제품을 비치해 소규모 제조업체에는 상대적인 소외감과 박탈감을 안겼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 LA 사무소 김재진 소장은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의 제품이 소외되고 있다는 주장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며 “앞으로 브랜드화 되지 못한 제품들도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노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K.소호 매장에 진출한 중소기업은 총 51개사로 모두 547개 품목이 판매되고 있다. 김 소장에 따르면 K.소호 월 매출액은 7만~8만달러 수준으로 기대치인 15만~25만달러보다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김 소장은 “앞으로 매출을 최대한 끌어올려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들을 지원하겠다”며 “악어가죽 핸드백을 생산하는 호미가도 연매출 1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이라고 말했다.
K.소호 매장은 총 2,784스퀘어피트 규모로 지난해 11월8일 오픈했으며 몇 달러짜리 화장품에서부터 8,000달러가 넘는 고가의 핸드백까지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중기청이 추진한 6개 정책 매장 중 유일하게 중기중앙회가 운영을 맡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우수 중소기업 제품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목적으로 현재 미국, 중국, 독일, 인도네시아 등 4개국에서 중소기업 전용 소매 전시·판매장 6곳을 운영하고 있다.
<구성훈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