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는 원래 거의 사막이었다. 제대로 된 강은 말할 것 없고 개울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물론 비가 잘 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781년 44명의 스페인 인에 의해 도시가 세워진 후에도 LA 일대는 오랫동안 허허벌판으로 남았다.
이 곳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한 것은 1892년 석유가 발견되면서부터다. 지금은 잊혀 졌지만 1920년대까지만 해도 가주는 미국 최대의 석유 생산지였다. 1900년대 초 LA 인구는 10만이 넘어섰는데 문제가 생겼다. 이들에게 먹일 물이 없는 것이다. 이대로는 시의 존립이 어렵다고 생각한 시 지도자들은 200마일 떨어진 북가주 오웬스 밸리에서 물을 끌어올 계략을 세웠다.
윌리엄 멀홀랜드 지휘 아래 1907년 시작된 수로 공사에는 3,900명의 인부가 동원됐으며 총 223마일 구간 동안 터널만 142개를 뚫었다. 일부에서는 이를 파나마 운하와 맞먹는 난공사였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오웬스 밸리 물 절도’ 사건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어쨌든 LA는 1913년 수로를 완성, 물 문제를 해결하고 대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그 후 100년이 지난 지금 LA가 다시 물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년째 계속된 가뭄으로 곳곳에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100년만에 최악의 가뭄이라는 올해도 비가 많이 내릴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과학자들은 지난 8,000년간 강우 기록을 조사해 본 결과 과거 150년은 이례적으로 비가 많이 온 기간이었다며 지금 같은 가뭄이 오래 계속된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계속 비가 이렇게 안 오면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은 다소 불편하기는 하겠지만 남가주 주민이 사는 데는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70년 간 지금 같은 가뭄이 계속될 경우 물 값은 다소 오르고 지금 사방에 널려 있는 파란 잔디밭은 사막 식물 밭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폐수를 좀 더 활용하고 빗물을 잘 모으면 마실 물이 없어 목이 타는 일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바닷물을 식수로 바꾸는 방법도 있다. 지금 칼스배드에서는 미 사상 최대 규모의 담수 생산 공장이 건설 중에 있다. 10억달러를 투입해 짓고 있는 이 공장이 2016년 완성되면 하루 5,000만 갤런의 식수를 생산하게 되며 샌디에고 인구의 7%에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식수는 빗물을 정화해 만든 것보다 2배 정도 비싸지만 가뭄이 계속되면 물 값은 오를 것이고 기술 발전으로 생산 단가는 떨어질 것이란 게 공장 측 설명이다. 이 공장은 6년에 걸쳐 각종 정부 허가를 받아내고 환경 보호론자 등이 제기한 14건의 소송에서 이긴 후에야 공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농업용수를 전용하는 방법도 있다. 가주에서 사용되는 물의 70%는 농업용이다. 물이 많이 들고 돈이 안 되는 알팔파 같은 가축용 사료 재배를 포기하고 그 물을 식수로 돌려도 마실 물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가뭄 얘기로 시끄럽지만 먹을 물이 없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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