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약점을 가지고 산다. 어린 시절 개인의 약점은 쉽게 드러나게 마련이다. 사회력과 인지력이 발달되어 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자신을 다른 모습으로 포장하거나 상대방의 기준에 맞춰 자신의 모습을 바꿔 드러내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릴 때 밖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그것이 나의 강점이든 약점이든 있는 그대로 드러날 확률이 크다. 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상황은 바뀐다. 사회생활에 적응하고 사고력이 발달하고 사회의 규율에 익숙해지기 때문에 자신의 약점을 타인에게 드러내지 않고 사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드러내 보이고 싶은 모습만 드러내 보이고 사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언뜻 편해 보이는 삶이다. 약점 잡힐 일도 없고, 내 모습에 손가락질을 당할 일도 없고, 사회 규율에 어긋날 일도 없다. 이런 삶은 사람들 사이에서 우위의 자리를 점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만 같다.
하지만 약점 없는 사는 삶, 더 정확하게는 약점을 드러내지 않고 사는 삶은 그리 편하지도 안정적이지도 않다. 타인의 눈에 나의 삶이 어떻게 비추어 지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사는 삶은 타인의 삶 속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개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를 고려한 삶이 아니기 때문에 결국에는 개인의 삶을 불완전하고 불안정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내 삶에 대한 만족도에 대한 기준이 내 안에 있지 않고, 타인의 손에 쥐어져 있기 때문에 무엇이 진정한 만족이냐에 대한 혹은 어떻게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나의 일부분인 약점을 감추고 포장하며 사는 삶을 계속하다 보면 나와 세상이 만나는 그 지점에 실제의 나는 없어지고 내가 만들어 놓은 세상에서 인정받는 허상의 내가 서 있게 된다.
내가 세상과 진정성을 가지고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되는 것이다. 겉도는 느낌, 소외되는 느낌 등 공허함과 외로움은 진짜 내가 세상과 만나지 못할 때 느낄 수밖에 없는 필연의 결과다.
약점이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약점이 없이 사는 것이 가능한 존재들이 아니다. 너무나도 간단하고 당연한 사실이지만, 이 사실을 인지하고 인정하고 외부로 드러내 보이는 일련의 과정은 상당한 용기와 수고를 요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약점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나를 드러내 보이는 용기를 내보여야 하는 이유는 그러한 용기와 수고의 시간을 통과할 때에야 비로소 내가 쓰고 있는 허상의 가면을 벗고 참된 나로, 나에게 충실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손에 쥐어줬던 삶에 대한 기준을 내 손에 쥐고 참된 나를 마주할 때 비로소 내가 나의 삶을 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약점은 용기와 짝을 이룰 때 더 이상 약점이 아니다. 용기와 짝을 이룬 약점은 진실된 관계의 출발점이 되고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구심점이 된다. 가까운 사람에게 부터 나의 약점을 드러내 보이는 용기를 내어보자. 그 약점으로 인해 소중한 관계에 깊이를 더할 수 있고, 그 약점으로 인해 내가 삶에 대해 가지는 이해를 넓혀 가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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