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31회 OC 아리랑 축제 결산
▶ 씨름대회 등 인기 프로그램 없고 한인단체 참여 부족, 태권도 뮤지컬 ‘탈’은 감동, 진행 미숙으로 빈축 사기도
지난 주말 폐막된 아리랑 축제장을 찾은 한인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개최 장소를 둘러싸고 잡음이 많았던 ‘제31회 OC 아리랑 축제’가 지난 주말 폐막한 가운데 대로를 막고 설치한 축제장이 넓고 좋았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프로그램이나 내용면에 있어선 부실했다는 지적을 동시에 받았다.
이날 축제장을 찾은 크리스 강(풀러튼 거주)씨는 “이전에 가든그로브에서 개최했을 때에 비하면 훨씬 깨끗하고 좋았다”며 “부스들도 같은 상품을 한 곳으로 모이게 해 편하게 원하는 부스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축제 참석 일부 한인들은 ▲개막식 진행이 어느 때보다 서툴렀고 ▲매년 인기를 얻었던 씨름대회를 비롯해 한인단체에서 참가하는 프로그램들이 부족했고 ▲행사를 진행하면서 잦은 기계 오작동이 있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특히 올해는 개막식 때 축제 횟수만큼 대형 북을 치는 이벤트가 없었다. 주명숙(주명숙 무용단 대표)씨는 “최근 5~6년 사이 처음으로 개막식에 북치는 행사가 없었다”며 “재단 관계자가 한인상공회의소에서 북을 빌려주지 않아 순서가 생략됐다고 알려줬다”고 밝혔다.
그러나 패트릭 우 상의회장은 “축제 현장에서도 그런 소리를 들었다”며 “하지만 재단에서 빌려달라는 요청이 전혀 없었다. 왜 이런 말이 도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이와 아울러 개막식 중간에 패션디자이너 리디아 신씨가 나와 인사말을 하면서 홍보영상이 수분동안 상영되어 당혹케 했다. 한 한인은 “축제 개막식에 패션디자이너가 VIP로 초청돼 자신의 패션쇼를 알리는 광고를 해야 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 했다.
이와 함께 축제행사는 첫 날 한국 국악 한마당, 둘째 팔도아리랑 퍼포먼스, 셋째 날 2회 미주 국악경연대회 등 3일 연속 국악과 노래자랑 위주로 이어졌다. 함영찬(라구나힐스)씨는 “일반인들이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 실망했다”며 “이전 축제는 시골 장터같이 아기자기한 맛이 있었는데 올해는 그런 맛도 없고 그렇다고 완벽하게 전문가다운 진행도 아닌 것 같다”고 평했다.
축제장 부스를 오픈한 한 의류업체 대표는 “다양한 이벤트에 참가해 부스를 열고 장사를 해보았지만 이번만큼 장사가 안 된 적은 처음”이라며 “인근 지역에 사는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축제가 여기서 개최되는지조차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음식부스를 열었던 제이 김씨는 “지난해 비해 매상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예년에 비해 축제장을 찾는 한인들이 적을 것으로 보고 준비했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더 적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외에 3,000여부 제작된 축제 프로그램 안내책자에 스티브 베리 부에나팍 시장 인사말에 브루스 브로드워터 가든그로브 시장의 사진이 잘못 게재되어 빈축을 샀다. 스티브 베리 부에나팍 시장은 다른 일정으로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한편 이번 아리랑 축제에서 선보였던 대한태권도협회 국가대표 시범단 해외순회 팀이 선보인 태권도 뮤지컬 ‘탈’은 관심을 끌었다. ‘탈’은 태권도 기본동작에 난타와 비보이 등 역동적인 몸짓을 가미했으며 화려한 조명과 배경음악, 연기자들의 돋보인 연기로 보는 이들을 신비한 태권의 세계로 이끌면서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신정호 기자> jh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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