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제일의 솥’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중국 강소성 오강현에 있는 우전(烏鎭)이란 시골마을에 전시돼 있는 솥에 붙여진 이름이다. 무게가 3.15톤에, 높이는 3m 정도. 이 거대한 솥 주조 연대는 청나라 때로 장인 12명이 꼬박 2달 동안 매달려 만들었다고 한다.
천하제일(天下第一) - 이 세상에 견줄 것이 없다- 이는 중국인들이 몹시 좋아하는 수식어인 모양이다. 중국무협 영화 제목들만 보아도 그렇다. ‘천하제일검’ 이니 ‘천하제일권’이니, 온통 ‘천하제일’ 투성이다.
대(大)를 지향하는 탓인가. 자존감이 지나친 탓인가. 명승지는 물론이고 유서 깊은 건물, 하다못해 무쇠 솥에도 천하제일이란 수식어를 붙이는 중국이다.
요즘 중국에서는 또 다른 ‘천하제일’을 향한 경쟁이 치열하다. 스카이스크레이퍼(skyscraper )- 하늘에 닿을 듯 높다고 해서 마천루(摩天樓)라 하던가-. 그 초고층건물 건설 붐에 휩싸여 있다.
스카이스크레이퍼는 높이는 최소한 150m 이상, 층수로는 50층 이상의 건물을 의미한다. 이 초고층건물 최대 보유국은 미국이다. 2012년 현재 533개로 집계되고 있다.
그 미국에 도전장을 낸 것이 중국이다. 중국의 스카이스크레이퍼 보유수는 400개다. 그러나 머지않아 미국을 추월할 전망이다. 현재 건설 중인 초고층건물은 300을 훨씬 넘어서다.
양(量)뿐이 아니다. 질(質)에도 도전하고 있다. 때문에 전 세계 톱 9 초고층 건물 중 4개는 이미 중국에 있다. 그리고도 성이 차지 않는지 목하 도전 중인 것이 세계 최고층건물 건축이다.
현재 전 세계의 최고층 건물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칼리파다. 총 162개 층에 높이는 828m다.
총 층수는 220층에, 이 브루즈 갈리파 보다 10m나 높다. 하늘 아래 인류가 세운 최고 높이의 건물, 말 그대로 천하제일 건물을 짓겠다 - 이 같은 발표와 함께 중국 호남성의 위안다(遠大) 그룹은 장사 교외에서 그 스카이시티 건설 공정에 들어간 것이다.
무엇이 이 같은 초고층건물건설 경쟁을 불러오고 있나. 급격한 도시화 때문이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그 보다는 지방 관리들의 허영, 과대망상에 가까운 천하제일 지향심리 때문이 아닐까. 서방 관측통들이 보이고 있는 우려다. 그 건설 붐이 경제논리로는 설명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허영과 교만은 종종 하늘을 찌를 듯한 건물로 표출된다. 그러나 그 교만의 대가는 엄청나다. 바벨탑의 교훈이다.
미국의 두 억만장자가 누가 더 높은 건물을 짓는가의 경쟁을 벌였다. 그래서 세워진 게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크라이슬러 빌딩이다. 이 두 건물 준공과 함께 미국경제는 대공황에 빠져들었다. 이후 나온 말이 ‘skyscraper curse’(마천루의 저주)다.
중국은 그 ‘마천루의 저주’를 피해갈 수 있을까. 부동산거품현상과 함께 중국경제가 이상 신호를 보이면서 새삼 제기되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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