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사람들에게 많은 웃음과 감동을 주었던 한 할리웃 대배우의 사망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평소 밝게 웃는 얼굴이 트레이드마크 같았던 배우였기에, 사망으로 인한 충격은 더더욱 컸던 것 같다.
내면 깊은 곳에서 그를 괴롭혔을 고독과 고민을 우리가 알 길은 없다. 그리고 연예인의 삶을 조명할 때 늘 사용되는 수사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숨겨진 그만큼의 어둠’ 역시 가늠할 수 없다. 얼마나 깊이 짓누르는 어둠인지, 그 무게도 우리는 알 방도가 없다.
어쨌든 우리는 위대한 배우 한 명을 잃었고, 동시에 자신의 삶을 혹은 가까운 사람들의 마음병을 돌아볼 수 있는 작은 계기를 갖게 됐다.
위대한 희극왕 찰리 채플린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인 것이 우리네 인생이라고 말했다. 거리를 두고 볼 수 없는 자신의 일은 그래서 더 힘들고 고된 것이라 느껴진다는 것일까. 실로 저 멀리 남의 일처럼 바라볼 수 있는 일에는 힘들이지 않고 쉬이 훈수도 둘 수 있는 게 우리다.
하지만 주위에 나름의 무거운 짐을 지지 않고 사는 이가 있던가. 몇 해 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으로 그야말로 일대 신드롬을 일으켰던 김난도 교수는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라는 또 한 권의 어른아이들을 위한 책에서 ‘왜 나만 이렇게 힘들까?’라는 생각을 제발 떨치기를 부탁했다.
그러면서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전 국민이 그런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며 “믿기지 않겠지만, 누군가 당신을 부러워하면서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흔들리지 않는 것이 어른이 아니라,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며 “나와 당신의 흔들림은 지극히 당연한 ‘어른 되기’의 여정이기에, 조금 흔들려도 괜찮다”는 위로를 덧붙였다.
아직은 세상이 두려운 어른아이들을 위한 그의 마지막 조언은 ‘준비’였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아직 기회가 오지 않은 때가 실은 가장 좋은 기회”이므로, 우리는 “모죽(毛竹)처럼, 끓는 물처럼, 태양처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모죽의 예는 자주 회자되어 왔다. 씨를 뿌린 후 5년 동안은 작은 순이 돋아나는 것 외에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는 이 대나무는 다섯 번째 해가 지나고부터 무서운 속도로 자라 6주 후에는 그 키가 무려 30미터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눈에 띄는 빠른 성장의 동력이, 누구의 눈에는 아주 쓸데없이 버린 시간 같을 인내와 노력, 침묵의 세월이라는 것. 뜻과 마음대로, 또 교과서 같은 해답대로는 세상을 살아낼 수 없어, 결국 꼼수나 한탕에 기대어야 한다는 세상의 암묵적 동의가 그 어느 때보다고 거세지고 있는 요즘, 신선하게 들린다.
솔직히 돌아보면 이미 많은 기회들을 놓쳐버렸는지 모른다. 또 ‘힐링’이나 ‘위로’란 단어에 홀린 채 현실을 즉시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책의 모든 내용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 놓친 마당이라면, 이제 시작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 둘씩 찾아보고, 그에 마땅한 작은 시도나마 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언제일지도 모를 훗날의 행복이 아닌 진짜 현재를 살게 하는 동력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니까. 그렇다면 이 명배우의 살아생전 외침처럼 “카르페 디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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