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도 싱그러운 ‘청춘합창단’은 KBS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남자의 자격’에서 진행된 프로젝트 합창단이었다. 합창에 관심 있는 중노년 층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통해 단원을 선발했다.
그렇게 결성된 ‘청춘합창단’ 단원들의 연령은 주로 50대에서 80대. 그들은 한 곡의 노래 속에 지나온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했다. 그들의 사연을 접하며 때로는 감동 받았고, 때로는 함께 웃었으며, 때로는 함께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살아있는 날들 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며 그들은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그들의 합창을 들으며 ‘노래는 가장 정직한 감정의 표현’이며 ‘합창은 정직한 소리들이 모여 만든 가장 큰 감동’임을 깨달았다. ‘청춘합창단’은 몇 달의 연습기간을 거쳐 합창대회에 참여했는데 이때 지휘자는 기타리스트 김태원이었다. 그런데 이 합창단을 꾸리기 위해 오디션을 보고, 연습과정에서 지휘를 맡으며, 지휘자 김태원의 멘토가 되어주었던 숨은 공로자가 있었다. 한국 합창계의 대부, 윤학원 교수였다.
TV를 통해 한 번이라도 그의 얼굴을 본 사람이라면 환하게 웃는 백발의 노신사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합창의 즐거움과 아름다움, 그리고 진한 감동을 대중들의 가슴에 심어주었다.
바로 그 윤학원 교수가 LA를 방문한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합창 지휘자이기에 그의 방문소식만으로도 내 가슴은 방망이질 쳤다. 마에스트로 윤학원 교수는 중앙대학교에서 음악대학 학장으로 제자들을 육성했고, 한국 최초의 직업 합창단이었던 대우합창단과 한국선명회 어린이 합창단의 상임 지휘자로 활동했다. 한국 합창단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온 그는 현재 극동방송 윤학원 코랄과 인천시립 합창단의 상임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LA 방문 중 그는 극동방송 윤학원 코랄을 이끌고 오는 22일 월트 디즈니 홀에서 공연을 펼친다. ‘한국의 얼’을 주제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게 되는데 현지 합창단인 LAKMA 쳄버 콰이어와 함께 대규모로 협연하는 순서도 있다고 한다.
합창은 인간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하모니를 만드는 가장 아름다운 ‘앙상블’형식 중 하나이다. 미주 한인사회에서도 교회 성가대, 선교 콰이어, 동문 합창단 등 갖가지 합창단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연습을 하고 공연을 한다.
그래서 LA 합창계의 실력향상 및 단합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윤학원 교수를 모시고 ‘수준 높은’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윤 교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세미나를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세미나는 필자가 지휘자로 있는 새생명 비전교회와 윌셔 연합감리교회 공동주최로 28일 윌셔 연합감리교회에서 개최된다. 합창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이 자리에 참석해 윤학원 교수의 따뜻하고 정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한 번이라도 합창단원이 되어 노래를 불러봤던 사람이라면 기억할 것이다. 연습 첫날, 박자도 음정도 화음도, 어느 것 하나 맞지 않고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던 이들이 하루 이틀 일주일 한달... 연습을 진행하는 동안 화음을 맞추어 갔던 것을...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 신기해했던 기억도 있을 것이다.
합창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는 우리를, 그래서 서로 이해하기 힘들어하는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 하모니를 이루게 한다. 그것이 바로 합창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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