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 취재]카지노 버스로 내몰리는 한인 노숙 노인들
▶ <하>해결책은 없나
지난 2011년 나눔의 집이 지역 주민들로부터 후원받은 의류와 생활용품을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모습. <자료=한국일보>
어디에 어떤 혜택 있는지 몰라 같은생활
근본적 생활대책 마련 한인사회 숙제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매일 펜실베니아 샌즈(Sands) 카지노행 버스에 올라타야 했던 유종현(84·가명) 할아버지. 카지노 업체에서 주는 공짜 게임 머니를 되팔아 끼니를 이어갔던 유 할아버지는 요즘 마냥 행복하다. 본보 취재과정에서 만나 뉴욕한인봉사센터(KCS)의 긴급구호기금 지원을 받게 되면서 임시 거처도 마련하고, 식사도 매일 KCS 플러싱 경로센터에서 무료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얼마 전부터는 KCS의 도움으로 매달 800달러의 저소득층 생계보조금(SSI) 수혜까지 받기 시작했다. 더 이상 카지노 버스에 오르지 않아도, 또 길거리를 떠돌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 할아버지의 경우 운이 매우 좋았다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의 한인 노숙 노인들의 경우 어디에서, 어떤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도 모른 채 카지노 버스에만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인사회가 노인 노숙자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제2의, 제3의 유 할아버지 케이스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KCS 김광석 회장은 “카지노 버스에 탑승하는 한인 노인들은 우리 같은 기관이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대부분 언제, 어디에 계신지 몰라 못 돕는 경우가 많다”면서 “한인사회가 노인 노숙인을 발견하면 KCS와 같은 노인복지 전문기관과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체계)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KCS 등의 한인 노인 복지기관은 노숙 노인을 받을 경우 가장 먼저 생활대책 마련을 위한 검토 작업에 착수한다.
유 할아버지처럼 미국 시민권이 있는 경우엔 SSI 신청과 함께 룸메이트 형태의 숙식장소를 찾아 자립 도움을 받고, 일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노인들에겐 직업 훈련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이같은 도움이 불가능할 경우엔 24시간 노숙인 시설로 연결돼 보호조치에 들어가거나, 심지어 한국의 노숙자 보호 쉼터 등으로 연결돼 고국행 비행기에 오르도록 한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진행되기 위해선 한인사회가 먼저 노숙자 문제에 지금보다 더 큰 관심을 쏟아야 한다. 지금은 노숙 노인의 숫자조차 파악이 되질 않아 실질적인 도움까지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눔의 집 박성원 목사 역시 “한인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라며 이 같은 인식에 동의했다. 박 목사는 “이들 중에는 돌아가실 때까지 품고 보호해야 하는 노인이 많을 것”이라면서 “우리 모두 책임의식을 느끼고 카지노 버스보단 편안한 삶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함지하 기자> 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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