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종류는 얼마나 될까.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종 수는 130만 종이지만 매년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는 줄도 몰랐던 새 종이 1만종씩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확인된 곤충 종류만 95만종,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박테리아 등 세균 종류를 합치면 그 수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발견될 것인가를 놓고는 200만에서 5,000만까지 온갖 추측이 난무한다.
그러나 인간과 가장 유사한 포유류를 놓고는 종수가 얼마나 되는 지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져 있다. 대략 5,000여 종 정도 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물론 오지에서 지금까지 몰랐던 종이 더 발견될 수는 있겠지만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되었을지 모르지만 이들 5,000종 포유류에 대한 인간의 대접은 사뭇 다르다. 크고 못 생기고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뉴트리아 같이 박멸 대상에 오른 쥐도 있고 영리하고 충성스럽다는 이유로 사랑 받는 진돗개 같은 동물도 있다.
그러나 이 숱한 동물 중 칙사 대접을 받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팬다가 아닐까. 중국 사천성 일대에만 사는 희귀 동물인 팬다는 중국의 상징이자 중국이 다른 나라와 외교 관계를 돈독히 하는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1972년 닉슨이 중국을 방문하며 받아온 팬다는 워싱턴에 있는 국립 동물원으로 옮겨졌는데 이를 보겠다고 인산인해로 사람들이 몰렸다. 2년 전 도쿄의 우에노 동물원에 살고 있는 팬다가 새끼를 분만하자 일본인들은 동물원 방문객 모두에게 팬다 모자를 나눠주고 축하 행사를 여는 등 천황 자식이 태어난 듯 기뻐했다.
그러나 팬다가 얼마나 다른 동물과 다른 대우를 받는가를 확인하려면 싱가포르 동물원에 가야 한다. 동남아 최고 시설을 자랑하는 이 동물원은 팬다를 위해 어마어마한 전시관을 따로 하나 만들었다. 여기 사는 팬다는 찌는 듯한 바깥과는 천양지차로 시원한 에어컨이 24시간 돌아가는 쾌적한 환경 속에서 하루 종일 풍부한 음식을 먹으며 황제 같은 삶을 누리고 있다.
지난 주 서울을 방문한 시진핑은 한중 친선의 상징으로 한 쌍의 팬다를 선물하기로 했다고 한다. 선물한다고는 하지만 빌려주는 것이다. 중국이 외국에 선물로 준 팬다는 모두 대여며 대여료도 1년에 100만 달러에 달한다. 팬다가 외국에서 낳은 자식들은 모두 중국 소유다. 팬다의 건강을 위해 중국이 보내주는 사육사도 같이 받아야 한다. 한국에서도 1994년 한중 수교 기념으로 팬다 한 쌍을 받아 에버랜드 동물원에서 기른 적이 있었는데 사육비가 너무 들어 1998년 조기 반납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를 받는 것이 반드시 경제적으로 손실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이를 보기 위해 구경꾼이 구름처럼 몰려들기 때문이다.
중국이 팬다 선물 의사를 밝혔지만 이것이 실현되는 데는 몇 년 걸릴 것으로 보인다. 팬다가 온다면 비용 문제 때문에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 대공원보다는 삼성의 에버랜드로 올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머지않아 한국 사람들도 외국에 나가지 않고 팬다 구경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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