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여행은 ‘가장 안전한 여행 수단’이라고 불린다. 비행기를 타고 가다 사고가 나 죽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주장에는 약간 통계의 마술이 숨어 있다. 이는 승객이 이동한 거리를 기준으로 한 것인데 비행기는 장거리를 여행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그 덕에 안전한 것으로 보이는 것뿐이다. 이동 거리를 기준으로 하면 비행기는 차보다는 6배, 버스보다는 2배 안전하다.
그러나 이동한 사람 수를 기준으로 하면 다르다. 버스가 가장 안전한 운송 수단이고 비행기는 자전거나 모터사이클을 제외하고는 사망률이 가장 높다. 비행기는 사고가 한 번 났다 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거리가 아니라 이동 회수를 따질 때 비행기는 소형차보다는 3배, 버스보다는 30배 위험하다.
한번 사고가 났다 하면 대규모 인명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저마다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비행기 조종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고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난다. 지금도 매년 세계적으로 100에서 200건 사이의 비행기 사고가 일어나며 이로 인해 700에서 1,400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조종사 과실로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그 다음이 기체 결함으로 20%, 날씨와 사보타지가 각 10% 정도다. 2007년 ‘파퓰러 미캐닉’ 조사에 따르면 사고가 났을 때 뒷좌석에 앉은 사람이 살아남을 확률이 앞자리에 앉은 사람보다 40%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특별히 안전한 자리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비행기 사고가 났다고 반드시 죽는 것은 아니다. 1983~2000년 사이 미국에서 발생한 비행기 추락 사고의 경우 승객의 95%가 살아남았다.
작년 7월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의 아시아나 추락 사고도 결국 조종사 과실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방 교통 안전위원회는 24일 착륙시 조종사 과실이 있었고 실수로 자동 속도 조절 장치도 꺼놔 사고를 유발했다고 밝혔다.
안전위는 또 조종사가 속도와 고도를 모니터 하지 않았고 부조종사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으며 부조종사는 비행기를 수동으로 조종할 능력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3명이 죽고 187명이 부상당한 이 사고가 조종사 과실로 판명됨에 따라 아시아나 항공은 큰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피해자들에게 물어줘야 할 배상금 액수도 액수지만 항공사 이미지에 결정적 손상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1903년 노스캐롤라이나 키티호크에서 라이트 형제가 첫 비행에 성공한 이래 비행기의 안전은 장족의 발전을 해왔지만 인간이 하는 일에 100% 안전은 없다.
아시아나는 작년 조종사 훈련 강화 등 안전 대책을 내놓은 바 있고 한국 정부도 이를 좀 더 엄격하게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사인 아시아나가 대한항공이 1983년 소련 전투기에 의해 격추 당한 후 존폐의 위기를 극복하고 일어난 것처럼 보다 더 안전한 항공사로 거듭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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