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 결혼을 많이 하는 달의 하나다. 미국에서는 매년 평균 230만 쌍이 결혼을 하는데 이중 11% 정도가 6월을 택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통계를 보더라도 미국에서 6월은 결혼 순위에서 거의 1~2위를 지키고 있다.
어째서일까. 일부에서는 6월(June)이라는 이름에서 찾는다. 6월은 ‘결혼의 여신’ 주노의 이름에서 온 것인데 이 여신의 축복을 받기 위해 이 달에 결혼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출산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20세기 이전 인류는 대체로 굶주리며 살았다. 어른도 마찬가지지만 신생아일수록 먹을 것이 있을 때 태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6월에 결혼해 ‘허니문’ 베이비가 생기면 대체로 봄철에 태어나게 된다. 최악의 경우 산나물이라도 뜯어먹으며 연명할 수 있다.
온 가족이 추수 밭에 나가야 하는 현실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다. 6월에 임신을 하면 가을 추수 때 산모도 들에 일하러 나갈 수 있다. 또 다음해 봄 아이를 낳고도 몇 달 쉰 후 다시 추수에 동원할 수 있는 것이다.
1년에 한 번 목욕하는 근대 이전 유럽의 관습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이 있다. 이 목욕하는 시점이 한 겨울이나 한 여름이 아닌 4~5월이었기 때문에 6월에 결혼을 해야 신랑 신부 모두 그나마 좀 깨끗한 상태에서 ‘밀월’(honeymoon)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건 그렇고 ‘밀월’이라는 말은 어디서 나왔을까. “결혼 후 첫 한 달이야말로 꿀처럼 달다”는 데서 왔다는 것이 통설이지만 다른 설도 있다. 그 중의 하나에 따르면 중세 유럽에서 갓 결혼한 신랑 신부에게 꿀로 만든 술(mead) 한 달 치를 선물한데서 왔다는 것이다. 이를 먹어야 아이를 잘 낳는다고 해서 유래된 풍습인데 실제로 현대 의학이 조사해 본 결과 꿀에 임신을 돕는 성분이 있다고 한다.
결혼을 많이 하는 6월 달의 색깔이 꿀처럼 노르스름하고 뿌옇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6월은 북반구에서 1년 중 해가 가장 높이 뜨는 시기다. 해가 높이 뜨면 뜰수록 해의 빛을 받아 반사하는 달은 낮게 보인다. 달이 낮을수록 달빛은 짙은 대기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꿀 색을 띄게 되는 것이다. ‘6월 신부’와 ‘밀월’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즘이 바로 그 ‘6월 신부’와 ‘밀월’의 시즌이다. 지난 13일 LA 그리피스 팍에는 올 들어 가장 꿀 같은 보름달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다. 그 ‘밀월’과 함께 여기저기서 결혼식도 열리고 있다. 미국인들은 보통 200명의 하객을 초대하고 이들로부터 평균 70~100달러의 선물을 받는다고 한다.
결혼식을 얼마나 호화롭게 하느냐는 장차 얼마나 행복하게 사느냐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혹시라도 일생에 한 번 뿐이라는 생각으로 무리를 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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