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클라호마주 사형수 라케트 결국 심장마비사, 추가집행 연기
오클라호마주에서 새로운 약물로 처형이 집행된 사형수가 약물 주입과정에서 발작을 일으킨 끝에 심장마비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형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오클라호마 교정부는 지난달 29일 새로 처방한 약물을 사형수 클레이튼 라케트(38ㆍ사진)에게 주입하던 도중 그가 갑작스런 발작을 일으켜 사형집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라케트는 이로부터 43분이 경과된 뒤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매리 폴린 오클라호마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독극물 주입으로 발작을 일으킨 이후 심장이 멎을 때까지 라케트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형집행 과정을 지켜본 목격자들에 따르면 세 가지 독극물을 차례로 주입받던 라케트는 갑자기 침대 위에서 몸을 뒤틀고 경련을 일으키며 무언가 말을 하려 들었으며, 집행관들은 서둘러 휘장을 쳐서 입회인들의 시선을 차단했다. 당시 라케트는 “나는 아니야. 무언가 잘못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클라호마에서 사형수에게 새로운 세 종류의 약물 칵테일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사고로 인해 살인 및 강간죄로 라케트에 이어 29일 오후 같은 약물로 처형될 예정이었던 찰스 워너(46)의 형집행은 무기한 연기됐다.
라케트는 최근 워너와 함께 자신들에게 사용될 새로운 사형용 약물의 성분을 공개할 것을 주장하면서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한 바 있다.
중범죄 전과 4범인 라케트는 지난 1999년 케이 카운티에서 도둑질을 하다가 마침 집으로 돌아온 집주인 딸에게 발각되자 총을 쏜 뒤 산 채로 매장한 혐의로 기소됐었다.
한편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30일 “사형이 정당화 된다 해도 형집행은 인도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미국은 이에 대한 근본적인 기준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고 “이번 경우 누구나 인정하듯 이 기준이 충족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주는 32개 주이며 연방 정부와 군이 이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이래 뉴멕시코, 코네티컷과 메릴랜드 등 3개 주가 추가로 사형제를 폐지했다.
사형제를 인정하는 32개 주는 덴마크의 룬드벡 등 유럽 제약사들이 자사 약품을 사형집행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함에 따라 새로운 대체 극약물을 시험해 왔다. 그러나 오클라호마에서 예기치 못했던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사형은 “잔인하고 인도주의적인 처벌을 금지한 연방 헙법에 위배된다”는 사형 폐지론자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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