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나라를 다녀본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남가주 날씨는 세계 최고다.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덮지만 건조해 서울이나 뉴욕처럼 후덥지근하지 않다. 미 중부처럼 토네이도가 매년 찾아오거나 남부처럼 허리케인이 휩쓸고 가지도 않는다. 이런 기후 속에 산다는 것은 축복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가주가 최악인 것도 있다. 공기의 질이다. 미 폐 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미세 먼지 오염도가 최악인 10개 도시 중 4개가 가주에 있다. 1등이 프레스노고 2등 바이살리아, 3등 베이커스필드, 4등이 LA다.
원래 스모그로 유명한 LA는 그렇다 쳐도 농장지대인 프레스노, 바이살리아, 베이커스필드가 최악인 것은 의외다. 전문가들은 이 일대는 농약 때문에 대기가 더러워진 데다 정유공장 등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 등으로 토지와 식수까지 오염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나마 이는 그동안 오염 물질 규제로 수십년 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것이다. LA의 경우 지난 15년간 오존 오염도는 1/3 이상, 미세 먼지는 1/2이 줄었다. 그럼에도 이 보고서는 미 국민의 47%인 1억4,700만명이 아직도 오염된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고 가주의 경우 전체 인구의 77%인 3,000만명이 그런 형편이라고 밝혔다.
지난 주에는 가주 환경청이 센서스 자료에 기초한 가주 오염 지도를 발표했었다. 이 지도도 폐 협회 보고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프레스노가 있는 중가주 샌호아킨 밸리, LA, 인랜드 엠파이어 공기 오염도가 최악이다. LA 인근 지도를 보면 프리웨이와 공장 주변, 공항, 철도 근처 공기가 나쁘다. 여러 프리웨이가 지나고 공장 지대와 항만이 있는 LA 다운타운과 롱비치를 잇는 구간이 그중 최악이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서풍을 타고 오염 물질이 몰리는 리버사이드와 샌버나디노 일대도 비슷하다. 공기가 맑은 곳은 거의 예외 없이 부자 동네다.
전문가들은 남가주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자동차를 꼽고 있다. 프리웨이 주변은 어디를 막론하고 공기가 나쁘다. 하루에도 수백만 대 차가 지나면서 매연을 뿜어대니 나쁘지 않을 수가 없다. 가주의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평범한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하이브리드 차를 타는 것이다. 가주에서 제일 잘 팔리는 도요타 프리우스의 경우 평균 연비가 보통 차의 2배인 갤런 당 50마일에 달한다. 지금 기름 값이 갤런 당 4달러가 넘으니까 프리우스를 타면 갤런 당 2달러에 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환경도 보호하고, 기름 값도 줄이고, 미국의 중동 석유 의존도 낮출 수 있어 일석삼조다.
환경 정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부터 모두 힘을 합쳐 노력해야 수십 년 뒤 우리 후손들이 좀 더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살 수 있다. 다음에 차를 새로 살 때는 하이브리드를 심각히 고려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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