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살던 중학생 살해 혐의 30대男 자살 기도…아버지가 구해
▶ 뒤늦게 아들 숨진 사실 알아…’갈곳 없어 거둬줬더니 배은망덕’
"갈 곳 없어 거둬줬더니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함께 기거하던 남성이 자살을 기도, 중태에 빠진 것을 구조했으나 유일한 혈육인 아들의 살해 용의자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40대 아버지가 비탄에 빠졌다.
회사원 A(40)씨는 이혼 뒤 청주시 흥덕구의 한 빌라에서 중학생 아들 B(15)군과 단둘이 생활해왔다.
올해 초 A씨는 과거 교도소에서 알게 된 C(36)씨가 마땅한 거처 없는 것을 알고, 딱하게 여겨 방을 내주고 이때부터 함께 지냈다.
작은 배려로 시작된 이들의 동거는 비극의 시작이었다.
지난 28일 오후 5시 30분께 B군이 등교하지 않았다는 담임교사의 연락을 받은 A씨는 아들을 찾으려고 서둘러 귀가했다.
현관에 아들의 신발은 보이지 않았다. 순간 굳게 닫힌 방문 틈으로 매캐한 냄새가 풍겼다.
A씨가 방문을 열자 번개탄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방안에 자욱했고, C씨가 바닥에 신음하며 쓰러져 있었다.
깜짝 놀란 A씨는 C씨를 서둘러 방안에서 끌어내고 119에 신고했다.
A씨는 119구급대가 오는 동안 상황실 직원의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했다.
10여 분 뒤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급히 옮겨진 C씨는 가까스로 생명을 구했다. A씨의 발 빠른 대처가 그를 살려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C씨가 병원으로 후송될 때 구급차에 함께 탔던 A씨는 이후에도 계속 C씨의 곁을 지켰다.
C씨의 상태가 호전되면서 한숨을 돌릴 때쯤 A씨에게 비보가 날라왔다.
C씨를 구조하느라 잠시 잊고 있던 아들 B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경찰의 연락이었다.
B군은 이날 오후 11시 50분께 자신의 집 침대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친구들에 의해 발견됐다.
A씨가 C씨를 구하던 시간, 방안 침대에 B군이 숨진 채 이불에 덮여 있었지만 C씨를 구하느라 경황이 없던 A씨는 미처 아들을 확인하지 못했던 것이다.
A씨를 더욱 망연자실하게 한 것은 유력한 살해 용의자가 바로 C씨라는 사실이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하루 전인 27일 밤 B군과 함께 있었던 친구들의 진술을 토대로 유력한 살해 용의자로 C씨를 지목했다.
B군의 친구들은 경찰에서 "28일 오전 4시께 술에 취해 들어온 C씨가 함께 자고 있던 B군을 다른 방으로 불러냈고, 이후 B군이 맞는 소리가 들렸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날이 밝자 "집을 나가라"는 C씨의 말에 B군을 보지 못한 채 집을 나섰다고 전했다.
경찰은 C씨가 B군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현재 A씨와 B군의 친구들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며, C씨가 진술 가능한 상태가 되면 명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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