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리 미시간대 연구원 기술개발 학회지 논문 화제
빛을 이용해 아주 작은 마이크로 입자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한인 여성이 개발했다. 마치 카멜레온처럼 자유자재로 무늬와 색깔을 바꾸는 ‘변신기술’이 가능하다는 뜻이어서 디스플레이나 센서 분야에 폭넓게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은 미시간대 화학공학과 박사과정 김영리(27·사진) 연구원으로, 제1 저자인 그의 논문 ‘공간적·시간적으로 재조합이 가능한 콜로이드 결정 조합체’(spatially and temporally reconfigurable assemblyof colloidal crystals)가 지난 23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 기술에 대해 예비 특허를 출원했다. 미시간대는 주목할 만한 연구를 소개하는 홈페이지에 이 연구를 소개하고 실험 동영상을 올렸다. 유튜브에도 공개된 이 동영상에는 빛을 쏘는데 따라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입자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일반적 기술로는 결정체를 가지고 무늬나 모양을 만들려면 그런 꼴의 틀(template)을 사용해야만 했다. 즉 틀 하나로 한 가지 무늬나 모양밖에 만들 수 없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콜로이드 입자들이 빛에 노출됐을 때 생기는 화학작용을 이용해 빛으로 그릴 수 있는 어떤 무늬나 모양이건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마치 카멜레온이 주변환경에 맞춰 자신의 피부색을 바꾸듯 자유자재로 무늬와 색깔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 나온 셈이다. 이 기술은 빛을 쪼임에 따라 용액 내에서 발생하는 이온 흐름의 변화에 기반을 두고 있다.
마이크로 입자들이 음의 전하를 띠고 있을 때는 자외선이 비추는 산화인듐주석(ITO) 부위에 입자들이 모이게 되며 반대로 양의 전하를 가지고 있을 때는 이 부위에서 밀려나게 된다. 또 빛이 꺼지면 입자들이 다시 주변 용액에 섞이면서 무늬가 사라진다.
이 기술을 발전시키면 의복이나 자동차의 색깔과 무늬를 빛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변형시키는 것도 가능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이 현상은 2차원이 아니라 3차원으로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빛을 조절해 콜로이드 안에 오목렌즈나 볼록렌즈와 같은 것을 형성하고 이를 이용해 주변환경에 따라 순간적으로 빛의 방향을 바꾸는 센서를 개발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의 딸로, 2006년 서울 외국인학교 고교과정을 마치고 UC버클리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2010년 미시간대 대학원에 진학해 연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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