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바퀴에 숨어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공항에서 하와이 카훌루이 공항까지 날아 온 15세 소년(가운데 들것)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카훌루이 공항에서 구급차에 옮겨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하와이까지 15세 소년이 여객기 바퀴 격납공간에 숨어 5시간 동안 비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항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미국이 공항 보안에 해마다 수백억 달러를 투입하면서도 15살 소년의 침입을 막아내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새너제이 국제공항같은 대형 국제공항의 보안이 이렇게 허술할 수 있느냐며 소년이 테러리스트였다면 9·11 같은 대형 테러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질타했다.
연방교통안전국(TSA)은 9·11 테러 이후 항공 보안 업무에만 800억 달러(약 83조원)라는 어마어마한 예산을 쓰고 있다.
하지만 TSA의 권한은 공항 내부에서만 적용될 뿐이다. 승객과 승객이 지닌 짐을 검색하는데 그치는 것이다.
공항 외곽과 공항 담을 지키는 것은 지역 경찰 책임이다.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 보안 책임자를 지내고 지금은 공항보안 컨설팅 회사 대표로 일하는 라피 론은 "앞문만 철두철미하게 지키고 뒷문은 열어놓은 형국"이라고 말했다.
새너제이 국제공항 전역에는 순찰 경찰관과 경찰견, 감시 카메라가 촘촘하게 깔려 있지만 소년이 담을 넘어 활주로를 배회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 소년은 새벽 1시께 공항 구내에 진입해 7시간 가까이 제한 구역에서 머물렀지만 누구도 소년을 제지하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감시 카메라가 감시 요원이 늘 지켜보지 않는 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사고 방지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일부 공항은 감시 카메라에 수상한 인물이 포착되면 자동으로 경보를 울리는 소프트웨어가 장착되어 있지만 너무 비싼데다 오작동이 잦아 실효성이 없다.
이 장치를 납품하는 회사 측은 "하루 10건꼴로 오작동 경보가 울린다"면서 "그러다 보니 보안 요원들이 경보가 울려도 무시하곤 한다"고 AP에 털어놨다.
론 대표는 "새너제이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일은 다른 공항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1947년 이후 지금까지 비행기 바퀴 격납공간에 숨어든 사람은 105명에 이르지만 4분의 3은 비행 도중 사망하는 참사로 이어졌다.
지난 20일 새너제이 국제공항에서 하와이로 가는 여객기 바퀴 격납 공간에 숨어든 이 소년은 1만1천500m 상공에서 5시간여 동안 최저 영하 62도까지 떨어지는 추위와 산소 부족을 겪었지만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당국은 소년을 형사처벌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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