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도심, 백인들이 주로 찾는 번화가에 들어선 ‘흑인식당’이 전격 폐쇄 조치됐다.
시카고 시 당국은 이 식당이 주류 취급 면허를 위반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고 식당주 측은 인종주의가 발단이 됐다는 주장이다.
16일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경찰은 지난 11일 밤 도심 번화가 리버노스(River North)지구에 있는 선술집 ‘누보 타번’(The Nouveau Tavern)을 급습, 주류 면허 위반 혐의로 폐쇄 조치를 내렸다.
리버노스지구는 상주인구는 물론 이용객 대다수가 백인이지만 작년 가을 새로 문을 연 누보 타번은 흑인이 소유·운영하고 고객 대부분이 흑인인 ‘유별난’ 업소다.
시카고 시 담당 공무원은 "명백한 면허 위반 사실 때문에 내린 결정인데 업주가 딴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누보 타번 업주 마세트 맨검은 "주류 취급 면허를 이전 업주로부터 넘겨받아 이전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손님이 가장 많은 금요일 밤 8시에 경찰이 들이닥쳐 종업원들에게 즉각 문 닫을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단속 이유는 주류 및 음식 소매 면허증이 유효하지 않고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당시 식당 안에 있던 손님들은 음식을 포장용기에 담아 집으로 향해야 했다.
맨검은 "면허에 문제가 있는 업소들에 대한 경찰 단속은 주로 월요일 오전에 이뤄진다. 일반적인 관행과 다르다"며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누보 타번 측 변론을 맡은 프랜시스 오스티언 변호사는 "시카고 시가 도심 번화가에 ‘흑인식당’이 자리 잡는 걸 원치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누보 타번이 2달 전 면허 연장료를 지불한 사실을 확인시키고 잠정적이나마 다시 문을 열 수 있는 허가를 받아냈다.
하지만 시카고 시는 이번 단속에 인종주의는 개입되지 않았으며 단지 이 업소의 면허가 만료된 후 연장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데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맨검은 누보 타번의 소음과 혼잡스러움, 주차·교통 문제 등에 대해 인근 업소 주인과 이용객들의 불만이 많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누보 타번은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다. 흑인전용 레스토랑을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누가 이 지역에 흑인 손님만을 상대로 영업을 하겠다고 들어오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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