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년 역사를 지닌 미국 최대 약국체인 월그린스(Walgreens)가 주주들로부터 "법인세율을 낮추기 위해 본사를 유럽으로 이전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14일 시카고 트리뷴이 보도했다.
트리뷴은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를 인용해 "월그린스 지분 5%를 소유한 주주들이 시카고 교외도시 디어필드에 소재한 본사를 유럽으로 옮기는 방안을 경영진에게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월그린스가 스위스에 본사를 둔 영국 제약회사 ‘알리앙스 부츠’(Alliance Boots GmbH) 주식 45%를 소유한 점을 이용, 법적 기반을 유럽으로 옮길 수 있다며 경영진에게 로비를 펼치고 있다.
월그린스는 지난 2012년 67억 달러(약 7조원)를 투자해 ‘알리앙스 부츠’ 지분 45%를 인수했다. 계약 조건에는 2015년 나머지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는 옵션이 들어있다.
월그린스는 미국 50개 주와 푸에르토리코, 버진아일랜드, 괌 등에서 약 8천7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규모는 722억달러(약 75조원)에 달한다.
짐 그라함 월그린스 대변인은 본사 이전 문제를 고려 중인지에 대한 답변을 거부한 채 "회사와 주주들의 장기적인 이익이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래 구조와 전략에 대해 공개할만한 결정적인 일이 생기면 그때 발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월그린스 본사 이전 문제는 주주들과 회사 최고 경영진이 지난 11일 파리에서 가진 사적인 모임에서 제기됐다.
이 자리에는 월그린스 최고경영자(CEO) 그레그 와슨, 최고재무책임자(CFO) 웨이드 미켈론, 알리앙스 부츠 회장 스테파노 페시나 등이 참석했으며 모임은 ‘골드만삭스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Goldman Sachs Investment Partners), 헤지펀드 ‘자나 파트너스’(Jana Partners), 코벡스(Corvex), 오치지프(Och-Ziff) 등 투자자 그룹 대표들의 요구로 성사됐다.
미국의 법인세율은 39.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로 인해 미국의 다국적기업이 유럽 기업을 인수·합병한 후 법인세가 낮은 유럽으로 본사를 옮기는 ‘세금 엑소더스’(tax exodus)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1919년 시카고에 설립된 세계 최대 보험중개 및 컨설팅 기업 ‘에이온’(Aon)도 같은 이유로 지난 2012년 3월 본사를 미국 시카고에서 영국 런던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주주들의 승인을 받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