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바드칼리지 4개 주제 작문으로만 신입생 선발 ‘눈길’
’우리 대학에 들어오려면 2천500자 짜리 작문 4개만 쓰면 됩니다.’
내신, 대학입학자격시험, 학외활동, 추천서 등 대입에 필요한 갖가지 요건을 갖추지 않더라도 인문·사회·자연 과학 관련 4개 주제에 대한 논문(작문)을 평가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미국의 소규모 명문대학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고 11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화제의 대학은 미국 뉴욕주 애넌데일에 위치한 ‘바드 칼리지’다. 이 대학은 올해 9월부터 들어오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아무 것도 따지지 않고’ 4개 주제에 대해 써낸 글을 평가해 신입생을 뽑는 ‘파격’을 처음으로 적용했다.
작문 주제는 학교측이 정한 21개 주제 가운데 선정하면 된다. 제시된 주제는 문학, 철학, 과학 등 인문·사회·기초 과학 분야가 안배돼있다.
심지어 작문에 필요한 학술자료까지 학교 웹사이트를 통해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작문 분량은 4개 주제를 합해 1만자 이내다. 한 주제당 2천500자인 셈이다.
학생들이 제출한 작문은 바드 칼리지 교수들이 평가하며, 4개 작문의 성적 평균이 B+ 이상이면 합격이다.
리언 밧스타인 총장은 작문을 통한 학생 선발 제도에 대해 "복잡하기 짝이 없는 현행 대학입시 제도에 대한 전면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제도는 학생들에게 다소 부담이 되는 측면도 있다. 작문 주제가 러시아 부조리 문학, 칸트 철학, 광우병 유발인자로 알려진 프리언 단백질 분자 등 아주 까다로운 학술적 내용이어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실제로 400명가량의 학생이 이 제도를 통해 지원하기 위해 학교 웹사이트에 접속했으나 실제로 지원서를 작성한 학생은 50명에 그쳤다. 그나마 9명은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실제 지원자는 41명에 불과했다.
작문을 채점한 교수들은 이 가운데 17명 정도를 ‘합격권’으로 분류했다. 이는 바드 칼리지 전체 신입생 합격률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소규모 공립 고등학교 3학년인 헬렌 첸은 당초 다른 대학을 생각했다가 결국 바드 칼리지를 선택했다.
첸은 학교에서 진행되는 일부 수업내용이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 흥미를 느끼지 못해 수업중에 혼자서 다른 과목을 공부하다 ‘불량한 수업태도’ 때문에 D를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첸처럼 학습능력은 탁월하지만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수업태도 등으로 나쁜 점수를 받은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바드 칼리지가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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