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기 즈음 에티오피아의 고산지대에서 염소를 기르던 칼디라는 목동이 있었다. 그가 어느 날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염소들이 갑자기 신이 나서 펄쩍펄쩍 뛰는 것이었다. 무슨 일일까 살펴보니 염소들이 어떤 나무에서 새빨간 열매를 따먹은 것이 원인이었다.
호기심에 그도 열매를 따서 먹어보니 염소들처럼 생기가 넘치는 기분이었다. 주머니에 잔뜩 열매를 따서 담은 후 그는 집으로 돌아가 아내에게 보여주었다. 아내는 ‘하늘이 주신’ 열매라며 인근 수도원의 수도사들과 함께 나누라고 권했다.
그러나 수도원의 수도사들은 고마워하지 않았다. 쓸모없는 열매라며 불속으로 휙 던져버렸다. 그런데 열매가 불에 타면서 나는 향이 기가 막혔다. 수도사들은 불붙은 열매들을 황급히 꺼내 부숴서 불길을 끈 후 항아리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었다. 향내에 끌린 수도사들이 그 물을 맛보면서 역사는 시작되었다. 커피의 역사, 커피의 유래에 관한 전설이다.
수도사들은 그 진기한 열매로 음료를 만들어 마시자 정신이 맑아지면서 오랜 시간 기도를 해도 졸음이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침에 눈 뜨면 커피부터 찾고, 잠을 쫓아야 할 때면 으레 커피 잔에 손이 가는 인류의 오랜 습관은 이렇게 시작되었다고 한다. 커피 속 카페인의 각성 효과이다.
그런데 커피의 이런 효과가 잠깐 정신을 맑게 해주는 정도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가장 두려운 것이 치매이다. 연령별로 65세 이상이면 8명 중 한 명꼴로 발병하고 이후 5살이 많아질 때마다 위험은 배로 증가한다. 특히 여성에게 많아서 치매환자 중 2/3가 여성이다. 60대 중반 이상의 여성이라면 깜빡 깜빡 건망증을 나이 탓으로 가볍게 돌릴 일이 아니다. 건망증과 치매는 다르지만 치매의 초기증상 중에 건망증이 포함된다. 몸은 늙어도 정신만은 젊게 유지해야 하는 데 그 한 방법이 커피 마시기이다.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과 마이애미 대학 연구진이 지난 2012년 65세~ 85세 노인들을 대상으로 혈중 카페인 농도와 인지능력 간의 관계를 실험했다. 가벼운 인지능력 손상 혹은 기억력 감퇴 증상이 있는 노인들이다. 이들의 혈중 카페인 농도를 조사한 후 2~4년 후 정신건강상태를 재조사 했다. 그 결과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는 노인들은 하루 세잔 정도 마시는 노인들에 비해 알츠하이머 발병위험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동물 실험에서는 커피 속의 어떤 성분이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의 축적을 막음으로써 알츠하이머 발병을 억제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작용을 하는 것이 포도주이다. 적포도주에 다량 함유된 폴리페놀 성분이 알츠하이머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노년에 갑자기 커피와 포도주를 과도하게 마시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평소 하던 대로 커피와 포도주를 적당하게 즐기는 것이 좋다. 아침이면 커피 한잔으로 잠을 깨고 저녁이면 포도주 한잔으로 긴장을 풀며 하루하루 즐겁게 사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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