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대학농구 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달이다. ‘3월의 광란’으로 불리는 NCAA 대학농구 토너먼트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총 68개팀이 참가해 정상을 놓고 단판승부를 계속하는 ‘3월의 광란’은 농구팬들은 물론이고 평소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던 미국인들까지 TV 앞으로 끌어들이는 빅 스포츠 이벤트이다.
‘3월의 광란’이 오늘부터 본격 시작돼 4월초까지 계속된다. 이 토너먼트의 인기가 높은 것은 젊은 선수들이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는 데다 하위 팀이 상위 팀을 잡는 이변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대학 간 대결인 만큼 학연과 지연도 크게 작용한다.
이러한 ‘3월의 광란’에 올해는 예년보다 훨씬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올 토너먼트 전체 경기의 승자를 맞히는 사람에게 10억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버핏은 대형 융자회사인 ‘퀵큰’과 손잡고 천문학적 액수의 상금을 내걸었다.
올 토너먼트 우승자가 가려지기 까지는 총 67경기가 치러진다. 이 모든 경기의 승자를 정확히 알아맞히기만 하면 단숨에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 본래 ‘3월의 광란’은 미국인들이 가정이나 직장에서 대진표를 놓고 승자 알아맞히기 내기를 가장 많이 하는 이벤트이며 거액의 상금을 내 건 콘테스트도 많이 열린다. 하지만 버핏이 내 건 상금의 액수는 이런 콘테스트들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버핏 콘테스트 참가자는 1,000만명으로 제한됐다. 지난 3일부터 신청자를 받기 시작해 16일 저녁 참가자들에게 대진표가 전송됐으며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예상하는 승리 팀을 고른 후 19일까지 이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모든 승리 팀을 정확히 고른 사람이 나오면 상금을 받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행운아가 나올 확률은 없다고 보면 된다. 무수한 변수들이 작용하는 67경기의 승자를 전부 맞출 확률을 수학자들이 계산해 봤더니 9,223,372,036,884,775,808분의1로 나오더라는 것이다. 통상적인 숫자 개념으로는 헤아릴 수조차 없는데 쉽게 말해 900경분의1(1경은 1조의 1만배)이라는 말이다.
버핏과 퀵큰은 “승부를 모두 맞춘 완벽한 브래킷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라는 의문이 이번 이벤트의 동기가 됐다고 밝힌다. 그런데 수학적 확률만 놓고 본다면 10억달러라는 상금 액수도 완벽한 브래킷의 가치에는 훨씬 못 미치는 것처럼 보인다.
버핏은 이 이벤트로 이미 큰 홍보효과를 거뒀다. 융자회사인 퀵큰의 마케팅 효과는 말할 것도 없다. 너무 허황된 콘테스트로 끝날 것을 우려했는지 퀵큰은 승리팀을 가장 많이 맞춘 참가자 20명에게는 1인당 10만달러씩을 주겠다는 보다 현실적인 약속을 곁들였다.
참가자들도 손해 보는 것은 없다. 참가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환상이 깨지기 전까지는 미래를 마음껏 상상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900경은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지경을 훨씬 넘어선 숫자이다. 하지만 그런 숫자의 확률 앞에서도 우리는 당첨의 꿈을 꾼다. 이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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