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쿠알라룸푸르에서 베이징으로 가다 사라진 말레이시아 항공 370기의 행방이 더 깊은 미스터리로 빠져 들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당국이 비행기 잔해를 찾고 있지만 실종 4일이 지난 지금도 아직까지 나온 것은 없다. 해상에서 발견됐다는 문짝도, 기름띠도 말레이시아 항공기와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탑승자 중 2명이 위조 여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한때 테러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이는 서방으로 망명하려던 이란인들로 테러와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구르계 단체가 중국의 위구르 족 탄압에 대한 보복으로 자행한 테러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아직까지는 별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그렇다면 승객 227명을 태운 이 비행기는 어디로 간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처럼 잔해 찾기가 어려운 것은 비행기가 1만미터 상공을 날다 갑자기 폭발했기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다 근처까지 내려와 추락했다면 이렇게까지 잔해가 없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말레이시아 군 당국은 12일 비행기가 교신이 끊어지기 직전 항로를 서쪽으로 급선회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표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금까지 수색대는 엉뚱한 곳에서 잔해를 찾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더더구나 이렇게 중요한 정보를 왜 4일 동안 숨기고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승객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들은 이 사실에 특히 분노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테러와 기계 고장설이 유력하지만 제3의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비행사 자살설이다. 드물기는 하지만 이런 일이 과거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연방 항공국에 따르면 지난 20년 간 파일럿이 비행기를 몰다 자살한 경우는 24번 있었다. 이들은 모두 중년 남성인 것이 특징인데 일반 여객기를 몰다 자살한 일이 미국에서는 없었지만 다른 곳에서는 있었다.
작년 11월 33명의 승객을 태운 모잠비크 항공기가 나미비아에 추락했는데 추락 직전 동료 조종사가 화장실에 간 사이 자살한 조종사는 문을 잠그고 고도를 3만8,000피트에서 0으로 맞춰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1997년에는 100여명의 승객을 태운 조종사가 인도네시아에서 비행기를 추락시켜 모두 사망한 일이 있었고 1999년에는 217명을 태우고 카이로로 가던 비행기 조종사가 대서양에 비행기를 빠뜨려 전원 사망했다. 죽기 직전 “신에게 나를 맡긴다”는 조종사의 말이 녹음된 채 발견됐다.
물론 조종사 자살은 극히 드문 일로 이번 말레이시아 비행기 실종이 이와 관련됐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조종사가 왜 갑자기 관제탑에 알리지도 않고 항로를 바꿨는지, 군 당국은 왜 이를 즉시 밝히지 않았는지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에 관한 미스터리가 풀릴 때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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