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니콜라스 이 경관의 부친
이흥재씨 자택 안에서 가족 및 친지, 교우들이 연도를 바치고 있다.
3월7일 오전 7시10분 이흥재씨(사진)는 큰아들 니콜라스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대한장의사를 운영하는 이씨가 다음 날 북가주에 장례 일정이 있어 올라가는 길에 휴일이라 동행하기로 한 니콜라스가 새벽 4시에 집으로 모시러 가겠다는 전화였다. 그것이 니콜라스와 마지막 대화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청천벽력 같은 사고소식으로부터 35분이 지난 오전 7시45분 LA전역에는 안타까운 비보가 들려왔다. LA 경찰국(LAPD) 소속경관이 경찰차를 타고 순찰임무를 수행하던 중 대형 덤프트럭에 들이받히면서 트럭에 깔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주류언론이 사고소식을 일제히 앞다퉈 전했지만 그때까지 해도 이씨는 아들의 사고 소식을 알지 못했다.
이로부터 1시간25분이 지난 오전9시10분 니콜라스 경관의 아내이자 이씨의 며느리인 캐티로부터 니콜라스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긴 것 같은데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다급한전화 한 통이 걸려왔고, 이씨가 즉시 라크레센타의 아들의 집에 가보니 경찰들이 에워싸고 있었다.
이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불과 몇 시간 전에 밝은 목소리로 통화했던 아들이 사고를 당했다니…”
눈물을 흘리며 힘겹게 당시 상황을 전한 이씨는 모든 면에서 자신과 닮은 성격을 가졌던 큰아들이라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남에게 해 끼치기 싫어하고, 길잃은 노인들은 언제나 그냥 지나치지 않았으며 가족, 친지, 주변사람에게 너무나도 관대하고 진심으로 대하는 아이였습니다. 자신에게는 1달러도 허투루 쓰지 않고 플라스틱 병,캔 하나도 재활용하던 아이였지만가족, 친척들이 필요한게 있으면 주머니에 있는 돈을 세지도 않고 베풀던 아이였다”고 아들의 성품을 설명한 이씨는 “그래서인지 니콜라스는8세 꼬마아이부터 90세까지 노인까지 나이에 상관없이 친구가 많았다”며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대하며금방 친구가 되곤 했다고 덧붙였다.
베풀기 좋아해 친구 많아 이흥재씨에 따르면 가족은 36년전 니콜라스가 5세 때인 1979년 3월에 아들 손을 잡고 미국으로 이민 왔으며 목수일, 리커스토어 등 가리지 않고 일하며 자리를 잡는동안 니콜라스는 항상 아버지 곁을지키며 도왔던, 마치 분신같이 든든한 아들이었다.
니콜라스가 고등학교 다닐 때 경찰이 되겠다는 소리를 듣고 아들과 3년 동안 냉전기를 갖기도 했다는 고백도 이어졌다. 당시만 해도 한인경관이 많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극구 말렸다는 이씨는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그렇게 경찰 아카데미에 들어갔지만 40여명 중 유일한 한인으로주류 졸업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채 졸업식에서 동료들이 선정하는우정상을 받는 것을 보고 너무나도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가족 모르던 선행 알려져이씨는 이 외에도 남모르는 니콜라스의 선행이 최근 알려지면서 더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가족들도 모르게 불쌍한 아이들을 도왔었다는사실을 니콜라스의 비보를 접하자마자 뉴욕, 샌디에고, 밸리 등에서달려와 이야기해줘 알게 됐다는 이씨는 “어찌 이렇게 착한 아들한테일이 생길 수 있느냐”며 아들의 죽음을 애달파했다.
“아들에게 두 딸이 있는데, 다섯살짜리 막내는 너무 어려 아직 아빠가 죽었다는 소식을 모르고 있습니다. 해맑게 웃는 손녀딸을 보면 마음이 찢어질 것 같네요. 아들의빈자리가 너무 커서 앞으로 어떻게살아갈지 모르겠습니다”
한편 13일 LA 다운타운의 ‘천사의 모후’ 대성당에서 엄수되는 니콜라스 이 경관의 장례미사에는 LAPD의 찰리 벡 경찰국장과 에릭가세티 LA 시장도 참석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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