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년 동계 패럴림픽 개회식에서 쇄빙선이 등장하고 있다. (AP)
2014년 소치 동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의 개회식의 슬로건은 ‘얼음을 깨자(Break the Ice)’이었다.
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의 하이라이트는 쇄빙선의 등장이었다.
그라운드가 온통 얼음으로 가득 차고 사람들이 미친 것처럼 날뛰는 가운데 등장하는 쇄빙선은 빙산 조각들을 헤치고 힘차게 전진했다.
선체에 새겨진 배의 이름은 ‘미르(Mir)’.
미르는 러시아어로 평화, 세계를 의미하며 우주 개척의 강국 러시아가 운영한 스페이스 정거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쇄빙선이 지나가면서 밀려난 얼음 조각들은 서서히 ‘함께(together)’라는 글자로 재조합됐다.
장애물을 밀어내고 모두가 따라올 새 길을 개척하는 쇄빙선처럼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소통 경로를 마련하자는 주제가 담긴 듯했다.
’Break the Ice’는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고 마음을 나눈다는 뜻이 있기도 하다.
연출자인 콘스탄틴 에른스트는 "’투게더’가 개회식의 주요 주제"라며 "함께라면 어떤 역경도 극복하고 어떤 편견도 깨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통, 포용, 극복의 이미지는 개회식 내내 강조됐으나 그 과정에서 강력한 국가 러시아를 과시하는 퍼포먼스도 계속 이어졌다.
개회를 재촉하는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스타디움 지붕에서는 폭죽이 폭포처럼 쏟아졌다.
빨강, 하양, 파랑의 불꽃은 장엄하게 러시아 국기를 그렸다.
그라운드에서는 빨강, 하양, 파랑 유니폼을 나눠 입은 공연자 126명이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행진으로 러시아 국기를 만들어냈다.
러시아 국가는 376명으로 구성된 ‘범러시아 합창단’의 아카펠라로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유리잔 연주와 오케스트라의 협연, 500여 발레리나의 율동, 장애인 가수 35명의 합창, 휠체어 댄스단의 군무는 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개회식의 각 장을 연결하는 길잡이는 이글거리는 화염에 휩싸인 불새였다.
러시아 전설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로 번영과 행복을 상징하는 불새는 개회식 시작 때 태양에서 내려와 마지막 장에서는 러시아에 도착했다.
선수단 입장은 숲 속에서 이뤄졌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숲이 가장 많은 국가 가운데 하나다.
그라운드는 마법 숲으로 변하고 45개국 선수단은 러시아 전설에 등장하는 숲의 정령, 요정의 안내를 받아 입장했다.
입장 순서는 국가명 첫 글자의 러시아 알파벳에 따라 결정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을 직접 찾아 소치 패럴림픽의 개회를 선언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각별한 의미가 있는 대회를 개최한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패럴림픽이 주는 영감은 어떤 행사의 영감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