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부의 세계’로 인식, 조기 발견·치료 나서야
고등학생인 김모(16)군은 요즘 인터넷 도박문제로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 김군은 그동안 컴퓨터 게임 아이템을 산다는 핑계로 부모의 크레딧카드 썼다. 하지만 그가 결제한 곳은 스포츠 도박 웹사이트였고 부모는 아들이 스포츠 도박 웹사이트를 즐기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최모씨 부부는 최근 고교생 아들이 진 도박 빚 1만달러를 물어줘야 했다. 최씨 자녀는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를 끈 불법도박 웹사이트에 중독됐고 이를 통해 쓴 빚만 1만달러나 된 것. 최씨는 “경찰에 신고할까 했지만 행여 아들에게 해가 끼칠까 봐 빚을 물어줄 수밖에 없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인 청소년들이 인터넷에서 성행하는 불법도박 웹사이트에 빠져 게임중독은 물론 수천에서 수만달러의 빚을 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한인중독증회복센터에 따르면 성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도박이 일부 청소년들 사이에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박에 중독된 청소년들은 스포츠 도박 배팅이나 인터넷 불법도박 웹사이트를 쉽게 접할 수 있어 심각한 중독증세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도박을 일종의 ‘승부’로 받아들여 한 번 빠지면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중독증회복센터 이해왕 선교사는 “과거에는 청소년들이 전화를 이용해 야구, 농구, 풋볼경기 결과를 맞히는 스포츠 도박을 즐기곤 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불법도박 웹사이트가 많이 퍼졌다. 일부 청소년들은 자기들끼리 도박 웹사이트를 만들어 돈을 벌 정도”라고 전했다.
불법도박 웹사이트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아 청소년들이 쉽게 빠진다. 이들은 도박 웹사이트에서 ID와 비밀번호를 만들고 가상계좌로 배팅을 한다. 문제는 가상계좌에 쌓인 빚은 현실에서 고스란히 청구된다는 것.
이 선교사는 “한 부모는 자녀가 도박 빚을 졌는데 친구들에게 빚 독촉 윽박을 당한다고 하소연했을 정도”라며 “청소년들이 도박 승패를 ‘승부욕’로 받아들여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자제력과 판단력, 죄의식이 약한 점도 도박중독을 치료를 어렵게 하고 있다. 때문에 부모가 미성년 자녀의 도박중독 증세를 빨리 발견하고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
한 청소년 상담전문가는 “청소년 도박중독은 자칫 음주와 약물중독 등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모는 수치심으로 도박 빚만 갚아줘선 안 된다. 중독증세의 위험성을 직시하고 함께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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