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획취재/한인 대학생 구직비상
▶ 유학생들 스폰서 못 구해 귀국 고민 대졸 실업률 최악, 학자금 빚 이중고
대학 졸업시즌을 앞두고 졸업 예정자들이 구직 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한 취업박람회에 취업 희망자들이 대거 몰려 있다. <연합>
USC 사회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한인 유학생 김모(23)씨는 요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 졸업을 불과 2개월여 앞두고 있지만 미국에서 정착할 지 한국으로 귀국할지 아직 향후 거취조차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김씨 모두 미국에서 자리 잡고 취업하길 원하고 있지만 경기불황으로 인해 선뜻 취업비자 스폰서를 해주겠다는 기업이 없어 막막할 뿐이다. 졸업생 취업률이 낮은 상황에서 유학생 현지 취업은 더욱 열약하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브라이언 최(26)씨는 미 시민권자로 유학생 신분의 졸업생들보다 신분문제에서 자유롭지만 취업의 길이 좁기는 마찬가지다. 최씨는 지난해에 캘리포니아 주립대를 졸업한 후 여러 곳의 기업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연락 온 곳은 딱 1곳. 이마저도 4단계 거친 전형으로 인해 최종합격하지 못했다.
학자금 대출로 인해 늘어나는 부채를 조금이나마 갚기 위해 식당, 커피샵에서 파트타임을 하고 있지만 과연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직장을 잡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불안감에 앞이 캄캄하기만 하다고 푸념했다.
미국 내 전체 실업률 지표는 차츰 호전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10%를 훌쩍 넘는 수치를 기록하면서 상당수 한인 대학 졸업 예정자와 취업 희망자들도 향후 진로를 놓고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미국 대학 졸업을 앞둔 한인 유학생들은 전공을 살린 직장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주류사회에서는 물론 한인사회에서도 웬만한 일자리를 찾기 힘든데다 취업비자를 따기가 쉽지 않은 점도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고, 한인 2세들도 좁디좁은 취업문을 뚫기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닌 상황이다.
주요 경제단체들은 올해도 대졸 실업률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최악의 행진을 거듭하며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2013년 11월 현재 전체 실업률은 6.6%인 반면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배가 넘는 무려 13.1%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도 반영돼 나타나, 2010년 졸업생 가운데 최소한 1개의 일자리라도 확보한 비율은 불과 56%에 그치고 있다. 이는 2006년과 2007년 졸업생들의 90%에 비하면 크게 떨어지는 수치다.
이처럼 대졸자의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는 것은 대졸자의 현장 경험이 부족한 데다 일반 구직자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나마 과학, 교육, 보건 분야 전공자들은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일자리 찾기가 상대적으로 낫지만 인문학과 예술 전공자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고 연봉도 낮다고 말하고 있다.
더불어 유학생들의 경우 취업에 있어 비자 스폰서라는 큰 관문을 넘어야 하는데 내년 4월부터 시작되는 2015회계연도(2014년 10월~2015년 9월) 전문직 취업비자(H-1B) 신청서 접수를 앞두고 비자 쿼터가 조기 마감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학생 인권센터 김인수 소장은 “주류 기업체는 고사하고 한인 기업체들마저 채용 때 유학생을 외면하는 것이 최근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대학의 취업센터 관계자들은 “졸업을 앞둔 학생들의 취업을 도와주면서 요즘처럼 어려운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며 “수만달러씩 학자금 빚까지 지고 있는 졸업 예정자들이 높은 취업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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