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면으로 접어들던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가 18일 수도 키예프에서 벌어진 과격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최소한 9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야권 시위대 근거지인 독립광장에 차려진 의료센터 측은 “오늘 시위에서 150명이 부상했으며 이 중 130명은 중상"이라고 전했다.
이날 과격 시위대와 경찰 간 유혈충돌 사태는 앞서 지난달 의회에 의해 채택된 사면법 이행 차원에서 사법당국이 체포됐던 야권 지지자들을 모두 석방하고 야권은 점거 중이던 관청 건물에서 철수하면서 협상 분위기가 조성돼 가던 가운데 터졌다.
■우크라이나 시위 배경
대규모 시위는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정부가 유럽연합(EU)과의 협력협정 체결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시위의 발단은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러시아의 압력에 밀려 EU와의 경제협력 협정을 포기한 것이었다. 그 이면에는 러시아에 대한 반감, 유럽 경제에 통합되고자 하는 욕구, 야누코비치의 권위주의 통치에 대한 반발 등 복합적인 원인이 깔려 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 유혈 시위사태를 수습할 만한 도움을 제시하지 못한 반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수차례 야누코비치를 만나며 지원을 약속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17일 “20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국채를 매입하고, 이번 주 안에 돈을 전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재정지원을 통해 우크라이나를 통제하려는 러시아의 시도에 시위대가 반발하면서 18일 충돌이 재개되는 도화선이 됐다.
■3개월만의 평화 빅딜
우크라이나 정부는 시위를 가라앉히기 위해 14일 시위과정에서 체포됐던 야권지지자 234명을 전원석방 했고, 반정부 시위대는 이에 화답, 16일 키예프 시청을 포함한 점거관청에서 철수했다.
시위대는 지난 12월1일부터 600여명의 야권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키예프 시청건물을 점거하고 저항운동 지휘본부로 이용해 왔다.
이에 앞서 의회는 유화 제스처의 일환으로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달 29일 사면법을 채택한 바 있다.
■유혈시위 재발
협상분위기 깨져18일 유혈시위는 키예프 독립광장에 다시 모여든 수천명이 의사당으로 행진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날 의회에서는 새 총리 후보와 개헌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다. 경찰이 행진을 막자 일부 시위대가 보도블락을 깨뜨려 던지며 항의했고, 경찰이 고무탄과 곤봉으로 진압하면서 유혈충돌이 벌어졌다.
유혈시비가 재발함에 따라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이원집정부제로의 개헌, 조기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의 쟁점을 놓고 협상을 벌일 예정이던 정부와 야권의 계획은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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