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진단/동북아 긴장감 고조
▶ 센카쿠열도 ‘전선’ 양보 없는 대치 중, 경제력 바탕 아시아 패권국 노려 일, 거세진 우경화 바람속 군사력 시위
태평양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일본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이 태평양 지역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과 맞물리면서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강력한 저기압골이 형성되고 있다.
급속한 경제력 신장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패권국 위치를 확고히 구축하려는 중국과 거세진 우경화 바람에 편승, 전쟁행위를 금지한 헌법을 개정하면서까지 경제력에 버금가는 군사력을 확보하려는 일본이 총면적 7평방킬로미터에 불과한 센카쿠 열도를 ‘전선’ 삼아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서고 있다.
센카쿠를 진원지로 한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북경 정부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CADIZ) 선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으로 더욱 깊어지고 있다.
■ 센카쿠 열도
중-일 갈등의 한 복판에 놓인 센카쿠 열도는 대만 동북쪽 120㎞, 오키나와 남서쪽 200㎞에 위치하고 있으며 다섯 개의 무인도와 세 개의 암초로 구성된 군도다.
중국과 일본의 영유권 분쟁은 1969년 유엔이 이곳 인근 해저에 석유를 포함한 막대한 천연자원이 대량으로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부터 시작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추산에 따르면 동중국해 석유 매장량은 6,000만~1억배럴, 천연개스 부존량은 1조~2조평방피트에 달한다.
■ 영유권 분쟁센카쿠는 1895년 청일전쟁 이후 일본의 영토로 귀속되었다가 1951년 9월 미-일 강화조약 체결 때 일본으로부터 미국으로 이양됐다.
이후 1971년 6월 미-일간 오키나와 반환협정이 맺어진 뒤 1972년 5월 오키나와의 실제 일본 반환 때 이 섬도 일본령으로 편입된 이후 사유지로 일본의 관할 하에 있었으나 2012년 9월 일본 정부에 의해 매입돼 국유화됐다.
중국은 과거 자국의 영토를 힘으로 약탈한 것은 국제법상 무효라고 주장하며 중국인이 1534년 가장 먼저 이곳을 발견했으며, 청나라 강희제 때(17세기) 중국인들이 이 섬에 신당을 짓고 제사지냈다는 기록을 근거로 자국 땅이라 주장하고 있다.
■ 미국의 중국 견제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세력이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는 미국은 일본을 두둔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유럽에서 아시아로 외교의 축을 이동시킨 오바마 행정부는 중일 영유권 갈등을 중재한다는 명목 하에 아·태 지역에 배치된 군사력을 꾸준히 보강하는 한편 한국과 일본, 미국의 삼각동맹을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려 시도하고 있다.
중국의 급속한 세력 확산에 바짝 긴장한 미국은 또 엄청난 적자해소를 위해 국방예산을 감축하면서도 베트남과 싱가포르와 군사협력 강화를 추진하는 등 중국 견제를 위해 아·태 지역 전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중국도 미국의 개입을 경계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이 정부 당국자의 입을 통해 중일 영유권 분쟁에 개입하지 말라고 미국에 반복해 경고한 것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 일본 우경화
미국의 중국 견제는 최근 일본이 보이는 군국화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다. 일본 아베 내각은 센카쿠 해역의 대치상황을 빌미로 헌법을 개정해 외부 침략에 대한 방어로 역할이 제한된 자위대를 위협세력에 대한 ‘공격’이 가능한 정규군으로 재편하려 시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데 초점을 맞춘 미국이 일본의 우경화를 묵인, 사실상 이를 거들고 있는 셈이다. 일본 정부는 센카쿠 방어를 위한 수륙기동단 병력을 최대 3,000명으로 향후 5년간 3∼4배로 늘릴 계획이다.
수륙기동단은 유사시 상륙작전을 수행하는 병력으로, 사실상 공격부대인 ‘해병대’를 의미한다.
오는 2018년도까지 수륙기동단 편성을 완료하고, 기동단 핵심장비인 수륙양용 차량 총 52대를 배치, 센카쿠 등이 침공당할 경우, 곧바로 수륙양용 차량을 인근 해상에 발진시켜 전투부대를 상륙시키겠다는 의도다.
일본은 또한 오는 12일부터 괌에서 진행되는 미·일·호주 합동 군사훈련에서 처음으로 레이저유도폭탄(JDAM) 투하 훈련을 한다. 이는 일본이 추진 중인 ‘적 기지공격 능력 확보’와 관련이 있다.
일본의 자위대 역할에 중대한 변화가 일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다.
청일전쟁 발발 120주년이 되는 2014년, 태평양 아시아 해역의 파도가 심상치 않다.
<김영경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