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제 포커스/삼성전자 위기의 실체와 전망
▶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18% 급감 안드로이드 제품 경쟁 갈수록 치열, 새 OS 개발·콘텐츠 강화 나서야
삼성전자의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본사 사옥. <뉴시스>
‘삼성전자는 어디로 가는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세계 최대(매출기준) IT 기업 삼성전자가 지난 7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아 ‘삼성전자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집계한 4분기 영업이익은 8조3,000억원(78억달러), 매출은 59조원(550억달러)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한국 업계 최초로 달성한 10조1,636억원(94억달러) 대비 18.31%, 매출은 0.14% 하락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5.1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11% 감소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스마트폰 사업 부진을 꼽고 있다. 삼성전자 위기론의 실체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 본다.
■ 계속 작아지는 안드로이드 파이
월스트릿 저널(WSJ)은 삼성전자 실적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현금창 출원’인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을 꼽는다. WSJ는 “원화 강세와 신경영 20주년 특별보너스 지급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지난 몇 분기에 걸쳐 스마트폰 부문의 매출 하락과 마진 감소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무엇보다 구글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OS 탑재가 문제가 됐다고 지적한다. 고급 제품을 출시하는 구글, LG, 소니, HTC 뿐 아니라 저가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모토롤라, 중국 업체인 화웨이, ZTE, 레노버, 샤오미 등도 모두 안드로이드를 활용하며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경우 자체 OS, 칩(A 시리즈) 설계력, 하드웨어, 콘텐츠 등 4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고 고객 충성도 또한 안드로이드 진영보다 높은 점이 강점이지만, 애플을 제외한 수십여개 제조사가 비슷한 스펙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쏟아내며 고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 삼성전자의 파이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 새로운 ‘캐시카우’ 발굴 절실
삼성전자의 앞날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애플이 최근 7억6,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최대 통신사 ‘차이나 모바일’과 계약을 성사시키며 이달부터 본격적인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고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시장인 일본에서도 애플과 소니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10% 아래로 추락했다.
애플 A 시리즈 칩을 거의 전량 공급하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도 특허소송으로 인해 애플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애플이 거래처를 타이완 TSMC로 옮기고 있고 세계 최대 반도체회사인 인텔의 경우 모바일 시장에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파운드리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반도체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 부진을 경고등으로 삼아 새로운 ‘캐시카우’(수익원)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IT 업계 전문가는 “삼성은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선 애플에 브랜드 충성도 면에서 밀리고, 가격 경쟁력은 중국 업체들에 밀리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시장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스마트 TV, 태블릿, 콘텐츠, 웨어러블, 차량 인포테인먼트, 스마트 홈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새 OS 개발 등 위기탈출 행보
우선 삼성은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인텔과 공동으로 ‘타이젠’(Tizen)이라는 새로운 모바일 OS를 개발 중이며 상대적으로 열세인 디지털 콘텐츠 사업 활성화를 위해 이 분야 강자인 아마존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태블릿에서도 올 들어 12인치 이상의 대화면 제품 2종을 선보이며 기업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수년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의료기기, 바이오, 빅데이터 분야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경쟁력을 강화하고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TV에서도 LG, 소니 및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시장 지배력을 유지한다면 지난 4분기 어닝 쇼크는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구성훈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