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류사회에서 활약하는 대표적 한인 정치인인 신호범(78·사진) 워싱턴주 상원의원이 알츠하이머로 인해 정계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신호범 의원은 7일 오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건강상의 문제로 즉각 워싱턴주 상원의원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이날 공개한 성명에서 “유감스럽게도 상원의원직 사퇴를 결정하게 됐다”며 “워싱턴주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겨왔지만 최근 건강상의 문제와 알츠하이머 진단으로 인해 더 이상 주민들을 제대로 대표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정치인이 알츠하이머 진단을 공개하며 현직에서 사퇴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이번 신 의원의 발표는 용기 있는 결단으로 해석되고 있다.
올해 78세로 미주 한인 정치인 가운데 최다선인 5선 의원인 신 의원은 당초 올해 말로 현 임기가 끝나면 정계를 은퇴할 계획이었으나 알츠하이머 진단으로 인해 즉각 사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신 의원의 한 측근은 “올해 말 임기가 끝나면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고 수차례 발표했는데 조금 앞당겨진 것뿐”이라며 “그동안 심하지는 않았지만 기억을 못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전했다.
교수 출신의 신 의원은 1992년 워싱턴주 하원에 당선됐고, 1994년 상원으로 정치무대를 옮긴 뒤 현재까지 상원만 5선을 기록, 미주 한인 정치인 중 주 상원의원으로는 최다선 기록을 가지고 있다.
경기도 파주에서 태어나 고아로 자란 그는 6·25 때 미군부대에서 하우스보이를 하다가 18세 때 미군 군의관 레일 폴 박사에게 입양돼 미국으로 건너온 뒤 독학으로 중·고교과정을 마치고 브리검영대와 펜실베니아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워싱턴주립대에서 동아시아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메릴랜드대와 하와이대에서 교수로 재직한 신 의원은 1992년 정계에 입문해 워싱턴주 상원 부의장을 지내는 등 성공 신화를 써왔다.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헌신한 노력을 인정받아 2003년 ‘미국 최고 해외이민자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2006년 제1회 자랑스러운 한국인상, 2008년 미국 역사와 이민사회 발전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앨리스 아일랜드상’ 등을 받았다.
<황양준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