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메리칸 트렌드
▶ 미 전통적 장례풍습 매장 크게 줄어들어, 비용 4배나 차이 가톨릭도 승인 추세
미국의 전통적인 장례 풍속에 변화가 일고 있다.
망자의 시신을 안장하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화장을 선택하는 유족들이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안장’에서 ‘화장’으로의 무게 이동은 미전역에서 관찰되는 현상이지만 특히 플로리다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북미 화장협회의 가장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숨진 플로리다 주민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59%가 화장됐다. 이는 백분율 기준으로 미국 50개 주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북미 화장협회 전무인 바바라 케미스는 “유족들 사이에 전통적인 매장 대신 화장을 선호하는 추세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 대단히 흥미롭다”며 화장 수요의 급속한 확대를 부채질하는 주된 이유로 매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꼽았다.
화장에 소요되는 기본 경비는 평균 2,250달러 정도지만 망자의 매장 비용은 줄잡아 8,350달러를 웃돈다. 화장을 택할 경우 전체 장례비용을 큰 폭으로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플로리다에서 화장이 인기를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계절을 따라 오가는 나이든 ‘철새족’이라는 점이다.
이들의 시신은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베이스캠프’에 해당하는 ‘본거지’나 친척들이 거주하는 연고지로 옮겨진다. 이 경우 시신을 ‘장거리 운구’하기보다는 화장처리한 후 유해를 납골함에 담아 옮기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
이같은 배경 탓에 플로리다 장의업체도 납골당 운영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플로리다주 케이프코랄의 장의사인 샤논 멀린스는 “대체로 유족 85%가량이 화장을 선택한다”며 “추세변화에 맞춰 우리도 매장의 사방 벽면 가운데 3면에 납골함을 전시해 두었다”고 말했다.
북미화장협회의 케미스는 매장에 비해 화장이 유족들에게 더욱 많은 옵션을 부여하는 것 역시 수요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신은 땅에 묻을 수밖에 없지만 분골은 다양하게 처리할 수 있다. 콘크리트에 섞어 바다 속에 가라앉히면 멋진 산호초가 자라는 ‘수중 유택’으로 변한다. 또한 분골을 입으로 불어서 만드는 분유리 공예품에 집어넣거나, 탄소를 추출해 다이아몬드를 만들기도 한다.
물론 화장을 거쳐 묘지에 안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요즈음은 특히 재를 묻은 위에 나무를 심는 친환경적인 방식이 ‘유행’이다.
멀린스는 “종교적 신념 때문에, 혹은 불이나 화염에 대한 자연적인 공포감 때문에 화장을 원치 않는 유족들이 적지 않다”며 “그러나 구약성경에 화장을 묘사하는 대목이 종종 나오기 때문에 화장을 이 세대의 새로운 현상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때 화장을 금했던 가톨릭 교단도 재를 뿌리지 않고 매장할 경우에 한해 이를 승인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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