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한인영화제 개막작 ‘잊혀진 정쟁의 기억’ 램지 림 감독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쟁의 참상이 낳은 아픈 상처들은 우리 부모, 가족, 이웃들의 기억 속에 계속 살아있지요. 그 상처들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잊혀진 전쟁의 기억’들을 다시 되새겨야 하는 이유지요."
맨하탄 빌리지 이스트 시네마에서 24일 화려하게 개막한 한인 영화인들의 축제 ‘뉴욕 한인 영화제’ 무대에 한 노신사가 등장했다. 바로 이날 개막작으로 상영한 단편 ‘잊혀진 전쟁의 기억’의 공동감독 램지 림(사진) 교수.
림 교수가 강옥진씨와 함께 감독한 ‘잊혀진 전쟁의 기억’은 한국전쟁에서 살아남은 재미동포 4명의 개인적 체험을 통해 군사 분쟁이 불러온 인간적 희생을 부각시킨 작품이다. 전쟁의 발발부터 전쟁 중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투쟁, 전쟁 이후 이념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한 한반도 상황, 전쟁 생존자로서 미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등이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담겨있다.
현재 보스턴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림 교수는 외모에서 풍기는 연륜과 전쟁의 역사를 기록한 영화제목 때문에 당연히 한국전쟁의 아픔을 몸소 겪은 또 다른 주인공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품게 했지만 의외로 미국 땅에서 태어난 한인 이민 2세다.
림 교수는 "내 나이가 7세 되던 해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사실 한국의 아픈 역사를 피부로 실감하며 자라지 못했지만 오히려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전쟁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림 교수는 한인 1.5, 2세들로부터 흥미로운 반응을 접한 뒤 영화를 함께 만들게 됐다. 처음에는 타인의 관점에서 한국전쟁을 6.25라는 상징적인 숫자로만 기억하고 있던 젊은이들이 점차 주변의 가족이나 한국적 상황들을 대입시켜 동일시하는 감정을 가지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고.
림 교수는 "우리 세대가 전쟁의 역사를 젊은 세대에 전달해 줄 의무를 느꼈다"며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평화는 곧 우리의 상처가 아물어 가는 과정(process)을 조용히 지켜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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