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대 신문으로는 월스트릿저널,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가 꼽힌다. 저널은 가장 독자수가 많고 요즘 같은 세상에서도 재정적으로 흑자를 내는 신문이라는 점이 자랑거리고 뉴욕타임스는 미국 신문 중 가장 많은 퓰리처 상(112개)을 타는 기록을 세우며 가장 권위 있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포스트는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쳐 현직 대통령을 쫓아내는 미 언론 사상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바 있다.
이들 세 신문은 또 모두 장인이 시작한 것을 사위가 물려받아 미국을 대표하는 신문으로 키웠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38살 난 유대계 이민자인 아돌프 옥스가 1896년 구입했을 당시만 해도 망해가던 신문이었던 뉴욕타임스는 그의 사위 아더 설즈버거가 물려받으면서 오늘처럼 영향력 있는 신문사로 커졌다.
1889년 찰스 다우와 에드워드 존스 등이 세운 월스트릿저널은 1902년 클레런스 바론이 인수한 후 역시 그의 사위 휴 뱅크로프트가 물려받아 몇 년 전 루퍼트 머독에 넘어가기 전까지 뱅크로프트 가문이 소유해왔다.
워싱턴포스트 또한 1933년 파산한 신문을 유진 마이어가 사들여 사위 필립 그레이엄이 물려받아 워싱턴을 대표하는 신문으로 키웠다. 저널과 포스트는 둘 다 사위 휴와 필립이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한 점도 같다.
이 3대 일간지의 하나인 포스트가 5일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조스에 팔렸다. 베조스는 포스트를 2억5,000만달러의 현찰을 주고 매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으며 포스트도 이를 공식 확인했다.
80년 동안 그레이엄가가 장악해온 포스트가 베조스에게 넘어가게 된 것은 결국 돈 때문이다. 포스트는 올 상반기 5,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에 비해 50%가 증가한 것이다. 각종 온라인 매체와 스마트폰 등의 범람으로 종이 신문의 광고 수입이 급속히 줄고 있는데 따른 필연적 현상이다. 적자를 모면하기 위해 비용 절감 등 온갖 자구책을 내놓았으나 별 효과가 없자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포스트와 쌍벽을 이루는 미국의 대표 신문 뉴욕타임스도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최근 보스턴글로브를 7,000만달러에 매각했다. 20년 전 타임스가 글로브를 11억달러에 샀던 것을 생각하면 미국 종이 신문 추락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신문들이 다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70년대부터 워싱턴포스트 주식을 산 전설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은 이번 포스트 매각으로 투자금의 100배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게 됐다. 과연 전설적인 투자가답다.
그런 그가 조그마한 커뮤니티 페이퍼들은 계속 사들이고 있다. 아무리 온라인 페이퍼가 판치는 세상이라지만 지역 주민들은 자기 동네에서 일어나는 소식들을 알고 싶어 하며 이를 전달하는 커뮤니티 페이퍼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월가의 투자자들이 비싼 돈을 주고라도 월스트릿저널은 반드시 구독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 신문을 보지 않으면 화제에 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도 갖지 못한 독자적인 정보를 가진 신문, 그리고 단기간의 투자 손실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주머니가 두둑한 투자가를 갖고 있는 신문, 그런 신문만이 험난한 앞으로의 신문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포스트의 매각은 시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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