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속 상환 부담 1인 평균 2만6,000달러
의대·법대 출신 더 심해 ‘살벌한 서바이벌’ 수준
지난 6월 로스쿨을 졸업한 한인 김모(36)씨는 요즘 조급한 마음에 불안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지난 3년간 법대 과정을 마치느라 융자를 받은 15만여달러에 달하는 학비 부채를 하루빨리 갚기 시작해야 하는데 아직 마땅한 직장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변호사 일을 바로 시작할 수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요즘은 자리 잡기가 하늘에 별따기”라며 “학교를 다닐 때도 극심한 경쟁에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학자금 융자상환 부담 때문에 졸업 후 사회생활이 더욱 살벌한 ‘서바이벌’ 현장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씨와 같이 학자금 융자의 ‘빚더미’에 허덕이는 대학 및 대학원 졸업생들의 문제가 언제 폭발할지 모를 ‘시한폭탄’과도 같은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대학 등록금 부담과 맞물려 장기간의 경기침체의 여파에 따른 극심한 취업난에 따라 졸업을 해도 마땅한 직장을 찾기 힘들거나 낮은 임금수준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학자금 융자상환 의무가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치과대학에 합격한 이모(24)씨는 엄청난 학비부담 때문에 결국 입학을 포기한 경우. 연간 6만3,000여달러에 달하는 학비 감당을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최근의 학자금 대란상황에다 장래 전망도 여의치 않다는 분석에 마음을 접은 것이다.
실제로 미국 내 연방 학자금 부채는 올해 5월 기준으로 1조 달러를 처음으로 넘는 사상 최고치<본보 7월9일자 A2면>로 치달아 일촉즉발의 시한폭탄과도 같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학생 부채 프로젝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졸업생들을 기준으로 전국 대졸자 평균 학자금 부채 규모는 1인당 2만6,600달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더해 의대를 진학할 경우 졸업까지 학비가 1인당 평균 29만6,700달러에 달하고 있으며 로스쿨은 1인당 평균 25만9,000달러, MBA 과정은 1인당 평균 18만9,000달러 수준이다.
엄청난 학비에 졸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학자금 상환 부담을 져야 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느라 졸업이 늦은 한인 이모(31)씨는 지난 2012년에 학자금 대출기관으로부터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통보를 받았다. 졸업할 수 있는 120학점을 초과했으니 더 이상의 학자금 대출 승인은 불가능하며 당장 학자금 상환을 시행하라는 것이었다.
김씨는 “아직 졸업을 하지도 않아 풀타임 일을 할 수도 없는데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빚을 갚으려면 학교를 그만두어야 할 것 같다”며 한숨을 지었다.
<조진우·김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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