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화제인물은 단연 LA 다저스의 쿠바산 루키 야시엘 푸이그이다. 지난 6월3일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푸이그는 지난 5주 동안 4할이 넘는 경이적인 타율에 8홈런, 19타점을 기록하며 다저스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사상 최대연봉 꼴찌팀’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내셔널리그 서부조 최하위에 처져있던 다저스는 푸이그 돌풍에 힘입어 선두를 넘보는 위치로까지 치고 올라갔다.
푸이그가 메이저리그로 올라온 이후 다저스 성적은 9일 현재까지 21승 13패이다. 특히 지난 6월22일 이후에는 14승 3패를 기록하며 무서운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성적뿐 아니라 푸이그의 등장과 활약은 관중수와 시청률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이쯤 되면 ‘푸이그 효과’라는 진단이 전혀 무색하지 않다.
푸이그의 뛰어난 실력과 성적은 그 자체만으로도 다저스에 더할 수 없는 플러스 요소이다, 그러나 푸이그 효과의 본질은 뛰어난 개인 성적에 있지 않다. 그가 맹활약을 펼치면서 그동안 무기력했던 동료선수들까지 덩달아 살아나고 있다. 초짜 신인의 활약에 자극을 받은 것이다. 푸이그 효과의 핵심은 한마디로 ‘메기 효과’라 할 수 있다.
‘메기 효과’는 본래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적절한 위험요인과 자극이 필요하다는 신경영 이론이다. 미꾸라지와 천적인 메기를 한 수조에 같이 넣어 키우면 메기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미꾸라지가 더욱 강해진다는 것이다. 과거 냉동기술이 없던 시절 유럽의 어부들이 북해 연안에서 잡은 청어를 먼 곳까지 싱싱하게 운반하려고 천적인 메기를 함께 넣은 데서 비롯됐다. 한국에서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인용하면서 유명해졌다.
최근에는 포식자인 메기를 넣을 경우 오히려 다른 물고기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죽을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지만 적자생존과 성과주의 논리가 철저하게 지배하는 스포츠계에서 메기 효과는 여전히 유효한 이론이다.
푸이그가 메이저리그로 올라와 돌풍을 일으키면서 가장 달라진 선수는 같은 포지션인 우익수로 뛰던 안드레 이티어이다. 이티어는 고액연봉에도 불구하고 형편없는 공격력 때문에 팬들의 원성을 사던 선수였다. 그러던 그가 푸이그가 올라온 후 타석에서 달라졌다. 트레이드 위기감이 그를 자극한 것이다.
이티어는 푸이그 등장 후 3할대의 맹타를 휘두르며 5월말 2할3푼대였던 타율을 2할7푼까지 끌어올렸다. 팀의 주포인 에이드리언 곤잘레스와 핸리 라미레즈까지 덩달아 살아나면서 다저스는 가공할만한 화력을 보이고 있다. 성적이 좋아지면서 라커룸 분위기가 살아나고 이것은 다시 승리로 연결되고 있다. 스포츠에서 좋은 성적은 모든 불화와 비난을 잠재우는 만병통치약이다.
이러한 선순환의 중심에 푸이그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단 5주를 뛴 푸이그이지만 이런 이유로 그를 올스타로 선발해야 한다는 팬들의 요구가 높다. 푸이그의 올스타 자격을 놓고 야구계는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으며 그의 올스타전 출전 여부는 5명의 선수를 놓고 11일 오후1시까지 실시되는 팬 투표로 결정된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푸이그의 경력은 일천하지만 팀에 미친 영향 면에서는 그를 따라올 선수가 없다. 또 많은 팬들은 올스타전에서 그가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푸이그는 올스타 자격이 충분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