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나온‘오즈의 마법사’는 미국 최초의 동화로 불린다. 캔자스 출신 시골 소녀가 마법의 나라로 날아가 갖가지 모험을 겪는 이 이야기는 연극과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지며 가장 많은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의 하나가 됐다.
작가가 주인공 도로시를 오즈로 보내는 수단으로 회오리바람(토네이도)을 선택한 점이 눈길을 끈다. 토네이도는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지만 가장 많은 곳은 미국이다. 자연 재해 중 가장 미국적인 재난이 토네이도다.
미국에서는 매년 평균 1,200건의 토네이도가 발생하는데 그 대부분이 ‘토네이도 골목’에서 일어난다. 텍사스 북부와 오클라호마, 그리고 캔자스가 그곳이다. 이곳에서 북쪽에서 내려오는 북극권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멕시코 만에서 올라오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만난다. 서쪽에는 로키 산맥이 막고 있어 빠져나갈 곳도 없다. 이들이 정면충돌하며 일어나는 것이 토네이도라 불리는 회오리바람인 것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토네이도는 카테고리 1~2등급으로 별 피해가 없다. 그러나 이중 1%는 시속 200마일이 넘는 강풍을 동반하는 5등급짜리다. 이것이 한번 마을을 휩쓸고 지나가면 그곳은 원폭을 맞은 것처럼 초토화된다.
미 역사상 최악으로 여겨지는 5등급 토네이도가 20일 오클라호마의 소도시 모어를 강타했다.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실종자 중 일부가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애초에 알려진 것보다 줄어든 24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중 9명이 아동으로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토네이도가 학생들이 학과를 끝내고 막 집에 가려던 때 플라자 타워스 초등학교를 강타했기 때문이다. 폭 1마일 넓이의 이 토네이도는 50분간 도시 한 가운데 17마일을 가로지르며 수백채의 집을 폐허로 만들었다. 그나마 토네이도가 오기 15분 전 경보 사이렌이 울려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아무런 경보 없이 느닷없이 찾아와 동네를 쑥대밭을 만드는 토네이도는 고대인들에게 공포와 경외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성경의 ‘욥기’를 보면 하나님과 사탄의 내기 때문에 의로운 욥이 난데없이 강도들의 습격으로 전 재산을 잃는 장면이 나온다. 이 충격이 가시기도 전 하인 하나가 달려와 들판에서 갑자기 돌풍이 일어 일곱 아들과 세 딸이 몰사했음을 알린다. 욥은 옷을 찢고 머리를 깎고 땅 바닥에 쓰러져 기도를 드린다. “내가 알몸으로 모태에서 나왔고 알몸으로 돌아갈 것이다. 주님이 주셨고 주님이 가져가셨다. 주님의 이름은 복이 있도다.”나중에 하나님은 회오리바람 속에 나타나 끝까지 자신을 저주하지 않은 욥을 축복하고 그에게 재산과 자식을 다시 준다. 그러나 욥 같은 믿음이 없는 대부분의 인간은 왜 어린 학생들이 피어보지도 못하고 이런 참변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뜻밖의 재난으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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