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에 보면 바벨탑 이야기가 나온다. 바벨탑 이전까지 인류는 한 가지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인간들이 주제를 모르고 하늘까지 치솟는 탑을 쌓자 하느님이 노해 이 탑을 무너뜨리고 사방으로 인간들을 흩었으며 이 때부터 인류는 제각기 다른 말을 쓰게 됐다는 것이다.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언어는 6,900개로 추산된다. 이중 94%는 인류의 6%만이 사용하는 소수 언어다. 고작 인구 550만이 사는 파푸아 뉴기니에는 850개의 언어가 존재한다. 지형이 험해 바로 이웃 계곡에 건너가기도 힘들기 때문에 작은 부족들이 고립돼 생활하고 있는데 그렇게 해 세월이 가면 다른 언어가 되는 것이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이들 소수 언어의 90%는 40년래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바벨탑의 전설은 아직까지 전설로 남아 있으나 그 가운데 진실이 담겨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단일 언어설을 주장하는 언어학자들이다. 이들은 인류가 원래 한 가지 언어를 사용했지만 지구 곳곳으로 퍼져나가면서 달라졌다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 전혀 다른 것 같은 인도와 유럽의 언어가 사실은 조상이 같다는 사실은 이미 언어학자들에 의해 확인됐다.
케냐인을 아버지로 갖고 있는 버락 오바마와 이집트의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는 인종이나 자란 곳이 전혀 다른 사람이지만 “barack’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는 점은 같다.‘무바라크’는 아랍 말로,‘버락’은 아프리카 스와힐리 말로‘축복받다’는 뜻이다.
유대 말에 ‘바루크’라는 단어가 있는데 역시 ‘축복받다’는 뜻으로 어근이 같다. 지금은 아랍인들과 원수처럼 지내고 있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조상이 같았다는 유력한 반증이다. 성경은 아랍인들의 조상인 이슈마엘도 아브라함의 아들이라는 점을 명시해놓고 있는데 이렇게 보면 ‘성경 말씀에 틀린 것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유전 공학이 발달하면서 전 세계 인류는 ‘이브’라는 여성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한 형제라는 가설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는데 이 설이 맞다면 바벨탑 이야기도 사실로 입증된 것이나 다름없다. 조상이 같은데 언어가 처음부터 둘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7일 워싱턴에서 열린 박근혜-오바마 정상회담이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고 한다. 박근혜가 먼저 오바마의 이름 ‘버락’과 자신의 이름 중‘혜’가 모두‘축복받다’는 뜻이라며 덕담을 건네자 오바마는 손가락으로‘V’ 사인을 해가며 화답했다고 한다. 이들은 로즈 가든을 통역 없이 거닐며 환담을 나누는가 하면 오바마는“올해가 한미 방위조약 60주년을 기념하는 해며 한국에서 환갑은 생명과 장수를 상징한다”라고 하며 ‘환갑’을 한국어로 발음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번 회담은 2001년 3월 7일 부시가 집권한지 얼마 안 돼 김대중 대통령과 회담하며 김 대통령을 “이 사람”(this man)이라고 불러 양국 관계를 냉각시킨 것과 대조를 이뤘다. 국가 간의 관계도 결국은 인간관계며 좋은 인간관계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진심어린 덕담에서 출발한다. 이번 회담이 두 사람 재임 기간 한미 양국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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