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사태는 북한에게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수령절대주의 체제유지라는 측면에서 결국은 독이 되지 않을까.
북한의 재정은 바닥난 지 오래다. 주민의 기본적 생존조건조차 채워주지 못한다. 그 북한 체제를 지탱해주는 것은 군(軍)과 당(黨)과 정(政)의 일부 특권층과 이른바 ‘열성분자’로 분류되는 평양시민이 모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성공단은 그 같은 실정 하에 있는 북한 주민이나 정권에 링거주사 같은 생명 줄이었다. 비공식 추정이지만 개성공단 생산규모는 북한 GDP의 10%를 넘었다. 여기서 나오는 인건비는 30만 명 가까이 되는 개성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이었다.
그 개성공단 폐쇄로 한국이 입는 경제적 피해는 미미하다. 북한이 입는 피해는 그러나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때문에 자칫 체제몰락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개성공단 폐쇄의 후유증은 예상보다 훨씬 클 것으로 분석된다.
왜 북한은 공단폐쇄라는 무리수를 두었나.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했다.” 북한이 내세우는 이유다. 그러나 그 보다는 뭔가 착각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다.
대한민국 국민의 달라진 대 북한 정서를 잘 못 읽었다. 무슨 짓이든 저지를 것 같은 북한의 미치광이 전략(madman strategy)은 이미 간파 된지 오래다. 그리고 종북주의에 대한 피로증세는 만연해 있다. 그런 한국의 분위기를 간과한 것이다.
그렇지만 뭐니 뭐니 해도 북한의 최대 패착은 박근혜 대통령을 잘 못 본 것이다. 겁주면 돈을 싸들고 대화를 구걸하겠지 하는 안이한 판단을 한 것이다.
많은 정치 관측통들은 ‘정치인 박근혜’를 ‘타고난 승부사’란 평가를 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열세도 보통 열세에 몰린 게 아니다. 그럴 때 마다 판세를 뒤집었다. 여론 흐름 파악에 뛰어나다. 그 판단력을 바탕으로 부동의 뚝심을 발휘해 선거에서 역전을 거듭해왔던 것이다.
개성공단사태만 해도 그렇다. 예상을 깨는 개성공단 근로자 전원철수라는 단호한 결단을 내렸다. 북한은 허를 찔렸고 그 결정에 대해 국민의 66%가 지지를 보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 나들이로 미국을 방문했다. 어려운 시기에 이뤄진 미국방문이다. 그래서인지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어젠다도 하나같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특히 껄끄러운 현안은 한미 원자력 협정 문제다. 정상외교를 통해서도 타협점을 찾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을 끌 대목은 그러나 북한문제에 대한 박 대통령의 비전 제시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의 안보지형이 큰 변모를 겪고 있는 시점에 있다. 거기다가 북한의 도발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타고난 승부사 박근혜는 한미정상 외교무대에서 어떤 승부수를 던지고 나올 것인가. 이 대목에 북한은 특히 숨죽이며 주목하고 있지 않을까.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