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이 남북화해와 협력의 상징으로 문을 연 지 10년만에 잠정 폐쇄 수준으로 들어갔다.
지난 4월 25일 박근혜 정부는 북한에 ‘개성공단 해결을 위한 실무회담’을 제의하며 “만약 수용하지 않을 시 중대조치를 취할 것임을 발표”하고 이에 북한이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거부하며 "우리가 먼저 결정적인 중대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을 밝히자 26일 잔류인원 귀환 조치를 발표하고 27일 귀환을 시작했다.
북한 중앙특구개발 지도총국 대변인은 “우리는 그동안 내주었던 개성공업지구의 넓은 지역을 군사지역으로 다시 차지하고 서울을 더 겨눌수 있게 되며 남진의 진격로가 활짝 열려 조국통일 대전에 더 유리하게 될 것”이라며 역공을 취했다. 이는 2003년 개성공단을 만드는 과정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 군부를 설득해 송악산 뒤로 군부대를 후퇴시킨 것을 모두 되돌릴 수 있다는 말이다. 당시 남한 언론들은 ‘사실상의 휴전선 북상’이라고 평가했다.
남이나 북이나 치킨 게임을 시작한 것이다. 개성공단 폐쇄가 누구에게 더 손해일 것인가는 중요치 않다. 개성공단은 그동안 남북간 숱한 부침이 있었어도 마지막까지 지켜야만 하는 남북 화해 협력의 상징이었고, 마지막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가 6.15공동선언의 옥동자라 불렸던 개성공단이 사실상 폐쇄 위기를 맞으면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취한 조치이고, 시간을 끌어 봤자 더 이상 나아질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 나온 조치라 하더라도 이는 너무 성급하고 스스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출구를 막아 버린 결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반도가 긴장상태이고, 전쟁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지난 3월 시작한 한미 군사연습에 대해 북이 반발하며 촉발된 이번 위기는 곧 끝나게 될 전쟁연습 이후 새로운 국면전환이 예고되고 있었다. 북미간 미중간, 북중간 여러 통로를 통해 대화가 오고 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으며, 한반도 주변국 모두가 이번 사태를 진정 시키고, 대화를 통한 새로운 문제 해결에 접근해 가려는 징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초강수를 두면서 남북관계를 최악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물론 북한에도 그 책임이 있다. 남북간 긴장상태를 최고조를 끌어 올리며 북미간 대화의 물꼬를 터 보자는 시도는 한국 국민들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 하는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세계적 경제 위기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 한국 경제를 살리는 길임은 자명한 일이다. 개성공단 폐쇄는 결국 한반도의 위기설을 더욱 고조 시키며 한국에 대한 투자자를 불안하게 만들며 위축 시킬 것이 분명하다.
미국을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당부 드리고 싶다. 이명박 정권에서 금강산이 폐쇄 되었고, 이제 다시 개성공단마저 폐쇄된다면 남북간 대화 통로는 사실상 없어지는 것이다.
그럼 앞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누구와 대화할 것인가?
이명박 정권이 남북관계를 단절시키면서 얻은 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 이명박 정권 5년 아무것도 얻은 것은 없고, 안보 위기만 더 키워왔다. 한나라의 정부는 그 나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국토를 보존하기 위해 존재하고 그래야만 한다. 과연 무엇이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주길 바란다.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이고 미군이 주둔하며 핵우산으로 지켜주고 있는 대한민국이 어떤 안보 위기 때문에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한반도 상황을 혼돈으로 몰고 가는지 다시 생각해 보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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