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보스턴 마라톤을 덮친 폭탄테러는 반문명적 폭거다. 사건 후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온 당국은 용의자 신원을 확보했지만 아직 체포는 하지 못하고 있다. 테러범이 잡히면 테러 동기가 무엇인지는 곧 드러나겠지만 불특정 다수의 선량한 민간인들을 겨냥한 테러는 명분과 목적이 무엇이건 간에 용서받을 수 없는 최악의 범죄행위일 뿐이다.
이번 테러는 수법으로 미뤄볼 때 일단 미국 내 자생 테러조직이나 사회 불만 개인에 의해 저질러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만약 그런 것으로 드러난다면 미국 정부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 되는 것이다. 이번 테러에 쓰인 폭탄은 압력밥솥을 이용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인터넷이 보편화 되면서 일상생활 용품과 재료들을 사용해 폭탄을 만드는 일이 너무나 손쉬워졌다.
연방 당국은 미국사회 내의 불만세력과 부적응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가운데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대량 살상을 초래할 수 있는 폭탄을 제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개인들도 대규모 테러를 저지를 능력을 갖추게 됐음을 의미한다. 인터넷 시대에 기존의 테러 패러다임과 대테러 전쟁의 전선은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
테러를 예방하고 테러범들을 응징하는 것은 정부에 지워진 책무이다. 하지만 국민들도 테러에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테러범들의 기도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 보스턴 테러는 비극이었지만 그 가운데 피어난 숭고한 인간애는 희망의 빛을 던져주고 있다.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피해자들을 도왔으며 헌혈 행렬도 줄을 이었다. 또 희생자들과 보스턴 시민들을 위한 위로와 격려가 전국에서 답지하고 있다.
미국은 국난을 거치면서 한층 더 강해져 왔음을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그럴 때마다 미국인들은 단결했고 하나가 됐다. 보스턴 테러 후 한국일보에 실린, “악이 레이스를 방해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코 승리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내용의 만평은 이런 믿음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테러에 대응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강력한 무기나 물리적 수단이 아니라 어떤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 흔들리지 않는 신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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