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이 칼럼을 통해 대학농구 토너먼트인‘3월의 광란’의 인기가 뜨거운 것은 수많은 농구 전문가들과 팬들의 예상을 뒤집는 이변의 연속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9일 본격 시작된 올 토너먼트는 왜 이 대회에‘광란’이라는 수식어가 붙는지를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뭐니 뭐니 해도 올 대회 이변의 최대 주인공은 남부조 15번 시드를 배정받은 플로리다 걸프코스트대학(FGCU)이다. 거의 모든 미국인들이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는 이 신생대학은 첫 경기서 대학농구의 전통적 강호인 조지타운을 격침시키더니 32강전에서도 샌디에고 스테이트를 꺾으며 15번 시드로서는 사상 처음 NCAA 토너먼트 16강에 올랐다. 이들이 특히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이유는 의외의 승리라는 사실 뿐 아니라 경기 스타일 때문이기도 하다.
이들은 전국적인 무대에 처음 오른 신생 군소대학의 선수들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빠른 플레이를 펼친다. 속공과 위에서 내리 꽂는 호쾌한 덩크는 팬들의 가슴을 뻥 뚫어준다. 생전 처음 들어 본 대학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이들의 플레이를 지켜 본 수많은 관중들과 시청자들이 FGCU의 팬이 됐다.
FGCU 선수들의 모토는“즐기자”는 것이다. 이들은 승패를 떠나 코트위에서 최대한 즐기며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규시즌 FGCU와 경기를 가졌던 한 대학팀 감독은“선수들이 덩크 슛을 꽂아 대며 왁자지껄 웃고 떠들며 연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이번 토너먼트에서 진가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강팀들도 전국 무대인 NCAA 토너먼트에 서면 위축되고 긴장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FGCU는 다르다.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자신들의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FGCU가 겁 없는 팀으로 거듭난 데는 젊은 감독 앤디 엔필드의 영향이 결정적이다. 올 43세인 엔필드는 뭇 남성들의 부러움과 질시를 한 몸에 받고 있는‘성공의 아이콘’이다. 대학농구 3부소속인 존스 홉킨스에서 가드로 뛰었던 그는 92.5%라는, NCAA 자유투 성공률 최고기록을 갖고 있다.
졸업 후 메릴랜드에서 MBA를 한 그는 잠깐 프로팀 코치로 일하다 월스트릿으로 진출, 창업을 통해 거액을 거머쥐었다. 또 빅토리아 시크릿 수퍼모델 출신의 부인을 얻어 3자녀를 두고 있는 행복한 가장이기도 하다.
30대 중반에 이미 거부가 된 그는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다시 농구계로 돌아와 2년 전 무명의 FGCU 감독직을 맡았다.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엔필드의 철학은 선수들에게 그대로 녹아들어 이번 대회의 이변으로 나타나고 있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일을 좋아하는 사람을 누를 수가 없고,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이길 수가 없으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당할 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즐길 줄 아는 것이 바로 신데델라 팀 FGCU가 코트위에서 일으키고 있는 돌풍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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