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형인 S군과 청순가련형의 S양이 있다. 이들은 뜨겁게 사랑했고 남들의 부러운 시선과 축복 속에 결혼했다.
S양에게는 혼자되신 어머니가 있었다. 결혼과 동시에 장모님을 모시게 된 S군은 열심히 노력했지만 점점 지치는 것 같았다. 집에 장모님이 계셔서 행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 일부러 늦게 퇴근하기도 했다.
토끼 같은 아들 딸 하나씩을 낳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어머니가 편찮아 지셔서 두 사람은 퇴근 후 아이들을 씻기고 먹이고 재우는 중간 중간 병간호도 해야 했다. 삶의 짐이 너무 무거워지자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게 불만이 쌓여갔다.
S군은 장모님을 포함한 다섯 식구를 먹이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자신의 처지를 답답해하며 틈틈이 낚시를 갔다. 낚시가 유일한 낙이라고 생각했다. S양은 자신도 일하고 녹초가 되어 돌아오긴 마찬가진데 남편이 틈만 나면 낚시를 가고 없으니 늘 서운했다.
두 사람이 다투는 모습을 자주 보였지만 우리는 그저 참고 살다보면 좋은 날이 오지 않겠냐는 형식적인 위로 밖에 할 수 없었다. 특히 S양은 아픈 친정엄마와 과묵한 남편 사이에서 점점 지쳐갔다.
설상가상, 안 좋은 경기에 주택융자금 페이먼트를 제때 하지 못해서 집이 은행에 넘어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두 사람은 더 자주 다퉜고 더 힘들어 했으며 주위 사람들은 긴장했다. 이러다 진짜 마지막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아닌지 조마조마했다.
아파트로 이사를 갔다는 소식을 접한 지 불과 두어 달 후에 만난 S양의 얼굴은 의외로 좋아보였다. 물론 S군과 함께였다. 자, 이 이야기의 반전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들이 집을 포기해야 했을 때, S군은 아이들을 데리고 디즈니랜드에 갔다. 디즈니 캐릭터에 열광하는 어린 자녀에게 주는 처음이자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하며 갔는데, 디즈니랜드에 간 아이들이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그것을 본 S군은 작정을 하고 돈을 모았다. 담배 값도 아끼며 모은 20달러짜리 지폐가 꽤 되었을 때 그는 가족을 이끌고 디즈니랜드에 다시 갔다. 이번엔 가족들의 일년 회원권을 사기 위해서였다.
가족들 수대로 네 장을, 그것도 아무 때나 사용 가능한 가장 비싼 티켓을 샀다. 꽤 많은 액수를 지불해야 했는데 전액을 현금으로, 파란 고무줄 몇 개에 나눠 묶인 지폐 뭉치들을 세느라 티켓 판매원이 당황해 하더라며 S군은 씩 웃었다.
덕분에 그의 유일한 낙이었던 낚시도 당분간 못 가게 되었고,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았지만 그는 과감하게 결정했다. 그리고 디즈니랜드 1년 회원권 네 장을 받아든 S양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쏟고 말았다.
어찌 보면 경제적으로 가장 힘든 때 큰돈을 허투루 쓴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으나, 나는 그가 아주 현명한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돈도 없고 집도 없어 힘 빠지고 마음이 허할 때 그가 가족에게 선물한 디즈니랜드 회원권은 몇 배의 행복으로 돌아왔다.
늘 부모의 싸우는 모습만 보던 아이들은 아빠를 자랑스러워하기 시작했고, 아빠도 자주 시간을 내서 아이들과 함께 하다 보니 전보다 훨씬 화목하고 친밀한 관계가 되었다. 비록 좁은 아파트에서 북적북적 살지만 아이들은 행복해 했다. 엄마는… S양의 요즘 채팅 아이디는 “살맛나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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