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미(Anomie)’란 용어는 그리스어의 ‘아노미아(anomia ㆍ무법천지)’에서 유래됐다. 그 말을 사회학의 주요 개념으로 끌어들인 사람은 한 세기 전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 이다.
아노미는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규범과 제도가 무너짐’을 뜻한다. 사회변혁으로 기존 사회를 유지해오던 규범과 도덕이 흔들려 무법천지로 전락한 상태를 가리키는 것이다. 그는 아 노미를 자살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사회가 아노미상태에 빠져든다. 그 때 급증하는 일탈적 행 동 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형태가 자살이다. 그 현상에 주목 했던 것이다. 말하자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개인이 주류 사 회에서 탈락되면서 소외감과 삶의 무의미함을 느껴 자살을 택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살을 정신질환 등 개인적 요인보다 사회적 요인으 로 인해 촉발한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자살의 유형을 이기적· 이타적·아노미성으로 구분한다. 그 중 아노미성 자살은 사회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나타나는 것으로 현대 사회에서 특히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빈곤이나 경제위기로 목숨을 끊는 것이 바로 이 유형의 자살이다.
경제적 아노미만이 자살을 부르는 것이 아니다. 이혼이나 사별을 한 사람들은 가정적 아노미에 처한다. 새로운 상황에 놓이기 때문에 자살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뒤르켐은 자살은 유전보다 전염에 의해 생긴다고 주장하면 서‘ 집단적 질환이 전염되는 한 형태’로 규정한다. 가족의 자 살을 목격한 사람들이 모방자살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유명 인이 자살하면 그와 동일시해 자살을 시도하는 베르테르 효 과도 그 같은 유형의 질환이다.
또 자살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프로 야구 스타였던 조성민 씨가 목숨을 끊은 것이다. 그의 전 부인이었던 연예계 톱스타 최진실씨가 자살한 게 4년 전이다. 그녀의 동생 최진영씨가 뒤 따라 간 게 2010년이고. 그리고 이번에는 조씨 마저…. 너 무 끔찍한 비극이다. 하루 평균 43명 정도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OECD 회원 국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다. 8년째 그 타이틀을 지키고 있 다. 더 섬뜩한 것은 자살률이 치솟는 속도로, 전 세계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른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 회장이 빌딩에서 뛰어내린다. 해고 근로자가 목을 맨다. 10대 초반의 학생이, 또 80대 노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 는다. 그뿐이 아니다. 전직 대통령이 절벽 아래로 뛰어내리고 유명 스타가 유서를 남긴 채 자살체로 발견된다. 자살과 관련된 통계들을 보면 대한민국은 한마디로 비정상 적 사회다.
이런 현상들을 그러면 어떻게 보아야 하나.‘ 영적(靈的) 아 노미’가 자살을 부르고 있다는 설명이 가능할까.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것은 영적인 데서 찾아지므로. ‘자살 왕국 대한민국’의 오명을 벗을 날이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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